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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스토리 텔러 (포토 에세이 블로그)
요즘 조깅(jogging)이 대유행입니다. 저녁에 무리 지어 달리는 젊은이들을 보면 보는 제 마음이 다 든든합니다. 조깅이 잠시 하다 마는 일회성 운동이 아니라 자기 건강을 지키는 일상의 운동으로 뿌리내렸으면 합니다. 뛰기가 젊은이들만의 독점물은 아니지요 사진처럼 중장년도 뛰어야 합니다. 좀 연습하면 누구나 뛸 수 있습니다. 사진의 배경인 일월오봉도도 더 이상 임금님 독차지가 아닙니다. 평범한 우리도 해의 응원과 달의 박수를 받으며 또 산들이 품어내는 신선한 공기를 흠뻑 마시며 마음껏 런 하이(run high)를 누렸으면 합니다. 그러고 보니 일월오봉도도 조깅도 이젠 만인의 것입니다.
올봄 저의 블로그에 ‘생태 에세이’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생태 에세이를 시작할 당시, 나무나 천변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을 하나 택해 그것이 계절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틈틈이 지켜보고 그 관찰결과를 짤막한 자연관찰일지로 써보는 생물계절학(phenology) 공부를 제안한 적이 있습니다. 제안자인 저부터 솔선해야 할 일이기에, 저는 집 앞 배롱나무 한 그루를 택해 저 나름의 생물계절학을 시도할 것을 당시 약속한 바 있습니다. 그간 써온 저 나름의 관찰일지를 대략 추려보겠습니다. 집 앞의 배롱나무는 봄이 되자 아기처럼 연한 새싹들을 하나하나 선보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어린 티를 벗던 배롱나무 잎들은 초여름이 되자 성큼 청년잎으로 자라났습니다. 그리고 푸른 나뭇잎 나라를..
아! 가을입니다. 저 높고 푸른 하늘이 지금이 가을의 한복판임을 증명합니다. 온갖 모양새의 구름이 선의의 경쟁을 하며가을하늘을 다채롭게 수놓고 있습니다. 이 구름 타고 저 구름까지,다시 저 구름 타고 더 먼 구름들까지 날아다니며 가을 내음을 듬뿍 맡고 싶습니다 하늘 향해 일직선으로 뻗은오름길도 올라봅니다. 이 길 따라가면 천국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설레는 마음도 살짝 가져봅니다. 그렇게 가을풍경 속에 오래도록 잠겨봅니다.
그림 전시를 앞둔 아내를 따라 포천에 있는 한 갤러리에 갔습니다. 그림 설치를 다 도운 뒤 잠시 쉴 겸 갤러리 옆의 숲을 찾아갔습니다. 멀리서 보니 메타쉐콰이어 숲속 깊은 곳에서 아이들 몇몇이 뛰놀고 있어 요즘 얘들은 뭐하며 노나 궁금하기도 해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다가가 보니 숨바꼭질하는 형상의 전시물이 나무 뒤마다 슬쩍 숨어 있는데 마치 재밌는 놀이에 흠뻑 빠진 아이들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알록달록 옷을 차려입은 어린 친구들이 신나게 노는 모습을 지켜보며 간만에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봅니다. 덕분에 잠시나마 세상 시름은 잊고 여유 한 자락 맛보았습니다.
애당초 직선대로와는궁합이 안 맞는 곳들이 있습니다. 시골길이 그렇습니다. 곡식이 무르익어가는 곳의 길은적당히 좁고 굽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천천히 오고가며 길옆으로 스치는 가을의 풍성함을 한껏 맛볼 수 있습니다. 숲길이나 산책로도 그 예외는 아니지요. 시간을 내어 마음먹고 걷고자 하는데 잰걸음을 재촉할 이유는 없죠. 굽어진 호젓한 오솔길 따라 천천히 걸으며 가을의 깊이를 누려보는 것도 장소를 즐기는 또 하나의 매력입니다
“국파산하재(國破山河在).” 두보의 시 춘망(春望)>의 첫 구절입니다. 안록산의 난 등 큰 전화(戰禍)를 겪으며 나라(당나라)는 폐허가 되었지만, 봄이 오면 산하(자연)는 여전히 소생하리란 희망이 시구에 서려 있지요. 어인 일인지 세계 10위 경제대국인 우리의 현 상황은 위와는 정반대인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압축성장 신화로 일컬어지듯 경제는 급성장했지만, 그 와중에 아름다운 산하(자연)는 개발을 위해 마구 파헤쳐져 온몸에 멍이 든 슬픈 현실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나라는 멀쩡히 존재하는데 반대로 산하는 피폐해졌다는 점에서, 국재산하파(國在山河破)가 지금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 아닌지요. 압축성장 과정에서 산과 강, 바다 등 큰 스케일의 자연은 성장의 도구, 즉 경제자원으로 이용됐..
우리는 사람이나 사물을 겉만 보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그래서 세상살이엔 오해가 많고 불화도 끊이지 않습니다. 잘못된 평가가 사람들을 슬프게 하고 주변 자연을 병들게 합니다. 그들의 존재가치를 쉽게 무시하고 끝내는 생명을 앗아가기도 합니다. 겉만 보고 함부로 잣대를 들여댈 일이 아닙니다.도대체 사람 속을 모르겠다고 투덜댈 일도 아닙니다. 속을 알기 어려우면 그 그림자를 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그림자는 실제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기에 거짓이 없습니다. 때로는 그림자가 실체를 더 잘, 더 선명하게 드러내기도 합니다. 여기 담벽에 새겨진 나뭇잎 그림자가 그 예입니다. 짙고 선명한 그림자 덕에 나뭇잎들은 더 큰 생동감과 생명력을 얻습니다.더러 상채기 난 나뭇잎들도 그림자 덕에 흠결을 지울 수 있습니다. 나..
꽃밭 사잇길은 잘 정비된 아름다운 길입니다.먼발치에서부터 사람의 발걸음을 유혹하는 매력적인 길입니다. 그래서 꽃밭 사이는 인기 많은 포토 존입니다.그곳에서 사진 찍는 사람 모두 꽃을 닮아 어여뻐집니다. 논 사잇길은 잡초로 덮인 조금 덜 정비된 길입니다. 외지인들이 걷기엔 약간의 도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도전 끝엔 자연의 한복판이 기다립니다.그곳을 찾는 사람 모두 농부의 마음을 닮아 여유롭습니다
한때 돼지 등 가축을 키우던 곳이 이젠 문화예술의 인큐베이터로 변신했습니다. 새끼 돼지를 낳고 정성껏 키우던 곳이 그저 그림이 좋아 그리기 시작한 아마추어 화가들이 진심으로 그림에 평생 올인하는 중견작가로 발돋움하도록 돕고 보살피는 보금자리로 진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