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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길 위에서의 생각

이 무늬를 보라 (위례 아파트단지 산책로)

숲길지기 2025. 1. 31. 17:17

 

 

 

 

홋카이도만큼

눈 풍년인 올겨울입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설국(雪國)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학습된 제설(除雪) 역량으로

보행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눈 내리는 겨울이

이 풍진 세상에

웃음 보따리 하나 풀어놓습니다.

 

눈은 돌보다는 풀과 더 친한가 봅니다.

 

돌 위의 눈은 다 녹았지만

돌틈의 풀들은 눈을 오래 품습니다.

 

풀과 눈의 우정이

고풍스런 한옥집 문창살을 만들어냅니다

 

문창살 길이

아파트단지 안 산책로를 따라

 

부드럽게 휘면서

길게 흘러가니

 

웃음 잃은 인간세상에

재밌는 무늬길 하나 탄생합니다.

 

덕분에 밤산책 길이

작은 탄성과 흡족한 미소로 충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