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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스토리 텔러 (포토 에세이 블로그)

유장하게 흐르는 강물과 고요히 흐르는 시냇물은 상선약수(上善若水)의 메시지를 전하는 철학자. 썰물 빠진 이곳 백사장은 물의 드나듦을 정확히 기록하는 물의 아카이브(archives). 목으로 넘어가는 와인은 너무 자주 마시면 몸 속 장기들엔 치명적인 독주가 될 수 있지만, 적당히 마시면 사람들 거친 성정 부드럽게 해주는 안마사이기도 합니다 허나 “같은 물도 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고 뱀이 먹으면 독이 됨“을 절대 잊어선 안되겠지요

여기 하늘은 바다와 무척 친한 가 봅니다 옷 색깔도 서로 맞춰 입습니다. 하늘은 아침마다 바다를 주시합니다. 바다가 오늘 무슨 색 옷 입는지 눈여겨봤다가 자신도 같은 색 옷으로 차려입고 반갑게 친구 마중 나옵니다.
바닷물 빠져나간 지 오래인데 조개 한 놈 미처 썰물 따라 집에 못 가고 백사장 모래밭에 꽁꽁 갇혀 버렸네요. 그런데 이놈 참 대단합니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뭍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나 봅니다. 경계의 눈초리는 다 풀어버리고 반쯤 입을 벌린 채 빠꼼히 세상 내다보고 있네요. ..
간만에 본 낙조입니다. 해님이 하루종일 서해바다를 밝히더니 이제 땅거미 내려앉자 자신의 마지막 열정을 담아 붉게 익어갑니다. 바다도 해님의 열정에 존경의 뜻을 담아 덩달아 붉게 물들어갑니다. 저녁 무렵의 바다는 최선을 다하고 하루를 후회 없이 마감하는 그런 안온함이 마음속..
어느덧 저녁 바다에 낙조 그득합니다. 저물어가는 해를 응시하는 저 소년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 !! 종종 바다를 찾아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밀물과 썰물의 교차, 하루의 시작과 끝맺음의 의미를 마음에 새기는 멋진 청년으로 커 나가길 ..
날씨가 풀리자 갈매기들도 오랜만에 기지개를 폅니다. 파란 하늘을 시원시원하게 날아다닙니다. 쫙 편 날개의 힘과 잔뜩 해를 응시하는 갈매기의 눈빛이 저 멀리서 다가오는 봄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바닷가 갯바위는 새들의 여객 터미널입니다. 먼 곳에서 날아와 지친 날개 잠시 쉬기도 하고 다시 힘 모아 길 떠나는 중간 기항지이기도 합니다. 물론 국밥 한 그릇 먹는 주막 역할도 빠질 수는 없겠죠. 새들은 바위에 앉았다가 출출하면 바위 옆 바닷가에서 이것저것 끼니를 해결하곤 합..
바닷가에 나와 바위에 걸터 앉아 바람 한껏 쐬며 저 멀리 수평선 바라보다 보면 바랄 것 하나 없는 무심의 경지에 듭니다.
하루 일과를 무사히 마친 햇님이 귀가길 서두릅니다. 햇님 가시는 길 푹신하도록 저녁구름이 하늘에 구름융단 깔아 놓습니다 하루 노동 마감한 빈 배도 비로소 저녁을 맞습니다. 노동의 수고를 다한 배를 위로하려는 듯 겨울 바닷가 백사장에 넓은 이불 깔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