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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스토리 텔러 (포토 에세이 블로그)

이곳에선 외국인을 정말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낙산공원 정상에서 동대문쪽으로 쭉 내려오는 산길에서도서울구경 온 외국인을 많이 만났는데 동대문 인근의 성곽길에선 더 자주, 더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곳은 공항버스가 서고 전철 환승도 아주 쉬운 곳이죠.물론 잠자리, 먹거리, 구경거리 모두 다 풍성한 곳이 바로 이곳이죠. 그래서 지구촌 중의 지구촌이 되었습니다. 단, 소비문화, 상업시설만 가득한그렇고 그런 쇼핑지로서의 한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역사(동대문), 문화(DDP), 자연(낙산)이 멋들어지게 어우러진 그래서 한국의 과거-현재의 시층(時層)을 두루 보고 느낄 수 있는매력만점의 장소로 외국인들에게 다가가 전세계의 친구국가를 만드는또 하나의 디딤돌 장소로 발돋음하면 정말 좋겠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린 4권의 책과 정기구독하는 1권의 잡지가거실 탁자 위에 가득합니다. 책 욕심에 도서대출을 많이 했지만 2주일의 대출기한 내에이 책들을 언제 다 읽어낼까 살짝 걱정도 됩니다. 하지만 평소 읽고 싶은 다방면의 책을 빌렸으니시간을 내어 기한 내에 다 읽고 반납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미쳐야 미친다”(不狂不及)라는 마음으로 힘껏 용기를 내봅니다. 여기에 원래 2개의 길이 있었고 새로운 길이 두개 더해집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기존의 2 길만 갖고도 큰 불편 없이 살아왔는데 새로 만들어지는 2개의 길은 과연 꼭 필요한 길인가 살짝 의문도 듭니다. 새삼 과유불급(過猶不及)의 경구가 떠오릅니다.. 차후엔 다다익선의 적정한 경계를 염두에 두며,교통약자를 위한 보다 효율적 대안을 찾아봐야겠..

유학 간 아들애가 어버이 날을 맞이해 애써 준비해준 덕에 난생처음 발레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처음엔 웅장한 음악당 건물과 관현악단의 규모에 압도당하고,무용단원들의 화려한 복장에 온통 시선을 빼았겼습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시간이 좀 흐르자 차츰차츰 각자의 작은 음(音)으로 더 큰 한 음을 만들기 위해 노심초사하며 연주에 몰입하는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의 땀방울이 느껴집니다. 시간이 더 흐르자무대를 꽉 채울 정도로 큰 동작을 취하는 발레리노들의 힘찬 발돋움과 역동성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사람의 몸이 표현해낼 수 있는 경계가 어디까지일까 의문이 들 정도로 극한의 아름다움으로 작품을 표현하는 발레리나의 아름다운 턴 동작도 무대를 수놓습니다. 다른 남자 무용수들에 비해 신체조건은 좋지 않지만 자신감 넘친 미소 가득..

부처님 오신 날 올해도 어김없이 아기 부처님은 사람들의 세례식에 몸소 나시어불법을 전하십니다. 오른쪽 손가락은 하늘을 가리키며 상구보리(上求菩提)를 왼쪽 손가락은 아래를 향하며 하화중생(下化衆生)을! 위로는 불법의 깨달음을 몸소 구현하면서아래로는 아프고 헐벗은 중생들을 돌보고 깨달음의 길로 인도하는 참된 수행자의 모델이 기꺼이 되어주십니다.

just a moment의 moment은 잠깐, 잠시라는 짧은 순간. "잠깐만 기다려줘." "잠시라도 시간을 내줘" 등등 상대에게 나의 처지를 알리며 뭔가 도움을 청하는그런 간절함, 시급함이 담긴...... find your moment의 moment은 바로 지금의 나, 현시점의 내 상태. 정신없이 달려가지만 말고 스스로 짬을 내어 쉬어보라는....... 'Carpe diem(오늘을 즐겨라)'까진 아니더라도‘뒤에 처진 영혼이 따라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나의 지금을 놓치지 말아야겠습니다.지금의 나를 들여다봐야겠습니다.

재래시장과 현대 쇼핑몰이 즐비하고높고 큰 건물들이 앞다투어 들어선 곳 많은 내외국인이 분주히 발걸음 옮기는 곳식당과 카페, 술집들이 사람들을 마구 유혹하는 곳 신기하게도 그곳에서 몇 걸음만 안쪽으로 발걸음 옮기면사람들 발길 잦아들어 한적한 곳 나무 그늘 많아 뙤약볕 피할수 있고 언제나 다정히 반겨주는 벤치가 있어망중한의 여유 한 자락 누리기 좋은 곳 물론 입원 환자분들의 쾌유를 빌며마음 무겁고 일에 치인 사람들도 잠시 마음 쉬기 좋은 곳.

천천히 걸으며마음을 들여다보면 내 마음의 현주소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비뚤어진 마음은 바로잡고바짝 꼬인 마음은 풀어내고 삿된 마음은 고쳐 먹고병든 마음은 쓰다듬고-------! 걷다보면 현재의 마음상태를 알게 되고알아차린 만큼 마음은 정화됩니다. 걸음은 성긴 마음에 빗자루질 하는 것입니다. 걸음은 지친 마음에 펌프질하는 것입니다. 빗자루와 펌프질에 힘입어우리는 다시 세상으로 걸어나갈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담장이 직선의 길을 과감히 버렸습니다.곡선의 길을 택했습니다. 담장은 나무의 원래 자리를 뺏지 않습니다.그 자리를 지켜줍니다. 여기서 배려의 꽃이 피어오릅니다.공생의 바람 한 줄기도 불어옵니다. 담장의 여유로운 마음이 낳은 공생과 배려의 흔적이 늦겨울 남녘의 마을을 따스하게 덥힙니다. 곡선의 담장이 담장 주인의 사람됨도 상기시킵니다 멋진 마을 만들기는 마음 만들기에서 출발합니다.

집에 낯선 자가 침입했습니다. 다행히도 침입자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습니다. 대음악가 집안의 침입자는 바로 그림자입니다. 침입자는 집주인과의 만남을 오랫동안 동경해 왔나 봅니다. 집주인을 마음속으로 흠모해 왔나 봅니다. 흔히 '집은 주인을 닮는다'고 하는데그림자도 주인을 닮습니다. 집주인인 음악가의 일생을 닮아 그림자는 피아노 건반 모양을 취합니다. 그림자가 피아노 건반에 올라타며아름다운 연주를 시작합니다. 안온한 햇살과 함께집안 가득 피아노 선율이 울려 퍼집니다.

윤이상음악관, 전혁림미술관. 청마 유치환 문학관, 박경리기념관 등을 차례로 돌며, 통영 르네상스에 담긴 세계 문화예술의 일환으로서의 보편적 가치와통영이라는 지역 고유의 문화예술적 의미를 동시에 떠올려봅니다. 지역의 산과 바다,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고 기리면서 당시 문화예술인들이 쌓아온 우정과 교류, 서로의 예술에 대한 존중과 격려가 빚어낸 문화의 지역적 저력과 예술의 보편적 치유력을통영 르네상스라는 멋진 말 그릇에 담아 다시금 맛보고 조용히 느껴봅니다. 미륵도에 둥지를 튼 로컬 출판사 남해의 봄날이 운영하는 '봄날의 책방' 건물 벽에 그려진 통영 르네상스인들의 초상 앞에 한참 서서오래도록 들여다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