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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스토리 텔러 (포토 에세이 블로그)

돌담은 오랜 세월 내려앉아 땅에 단단히 뿌리 내린 고체. 돌탑은 세월풍파 이겨내며 하늘 향해 상승 중인 덜 익은 고형. 돌담은 돌탑의 힘찬 상승을 응원하고 돌탑은 돌담의 뿌리내림을 존중하며 이곳은 돌들이 정겹게 모여 평화롭게 서로를 지켜주는 돌 동네. 마실 온 노란 꽃도 돌 동네에서 살고픈지 좀처럼 자리를 뜰줄 모릅니다.

사람은 겉과 속이 다른 경우가 적지않고 집도 그 안과 밖이 같지 않은 경우가 많지요. 꽃은 실물과 그림자 모두 참되고 멋진, 몇 안 되는 존재이죠.

탐스런 꽃들이 이곳저곳에 널리 피어 있는 것도 예쁘지만 꽃봉오리들이 한 줄 안에 자기 자리가 예정되어 있기라도 한 듯 스스로 줄 지어 가지런히 피어 있는 모습도 참 멋집니다. 혹자는 획일의 질서라고 폄하의 눈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 광란의 무질서 세상 속에서, 보라는 듯 스스로 질서를 만들어낸 꽃들의 합심이 참으로 대견합니다. 합력하며 시절 고비를 넘는 삶의 지혜를 꽃에게서 한 수 배워봅니다
저 멀리 아래엔 바다와 섬. 저 멀리 위엔 하늘과 구름. 여기 바로 앞엔 산과 꽃 나무! 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자연이 함께 자리한 이곳은 한려수도입니다.
달콤한 꿀을 간직한 꽃은 곤충들 최고의 식당이다. 꽃에서 밥을 얻은 곤충은 꽃씨를 이곳저곳 전하며 꽃의 전령사 노릇으로 밥값을 한다. 진화의 기록을 보면, 가장 번성한 생물종은 경쟁보다는 주변과 협력하고 상호부조한 종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한 것은 협동이었다. 그래서 ..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공생을 지향하는 생태주의적 사유의 첫 출발점은 “세상 만물은 하나”라는 생태적 전일(全一)성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다. “숲을 베면 곰과 연어가 사라지고, 그러면 바다에선 연어에 의존하던 범고래가 사라진다. 그러면 범고래에 의존하며 살던 인디언 자신들도 ..
학교 화단에 어린 꽃들이 심어져 있다. 새 학기를 맞아 꽃들도 입학했나? 체구는 작지만 세상에 대한 궁금증으로 몸을 곧추세운 어린 꽃들의 자세가 자못 진지하다. 좀 있으면 아들놈이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학교 기숙사에서 3년 생활해야 할 것 같다. 학교에서 공부하고 먹고 자..
사람들에겐 백척간두의 느낌을 주겠지만, 이곳은 꽃의 엄연한 보금자리입니다. 우연히 마련한 거처가 비록 산꼭대기 동네의 좁은 터이지만, 그곳엔 햇볕도 풍성하고 지붕 틈새로 스며든 빗물은 생명수처럼 달콤합니다. 하여 이곳은 꽃의 보금자리이자 아주아주 조그만 화엄의 세계입니..
새와 들짐승만이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NWR; National Wildlife Refuge)의 주인공이 아니다. 원시자연이 그대로 보전된 곳이기에, 이곳에선 나무와 꽃, 풀들도 거리낌 없이 번성한다. 하여 이곳은 조그마한 화엄(華嚴)의 세계이기도 하다. 이곳에선 미물조차 그 존재감을 존중받아 모두가 꽃으로 보이는,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