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스토리 텔러 (포토 에세이 블로그)
이 많은 물건은 누가 다 사갈까? (대형 가구 매장) 본문
처음 쇼룸에 들어가 생활 소품과 소형가구들 볼 때는
좀 신기하기도 하고 그럴듯했는데
사람들 물건 골라 계산대로 향하는 긴 동선 위에서
자연스레 보이는 저 진열대 위에 천정부지로 쌓인 상품들이
가구공룡 기업의 막대한 자본력과
무소불위를 자랑하는 돈의 힘을 맹목적으로 상징하는 듯해
마음이 조금 불편했습니다.
이 시대 자본은 6개월 단위로 자꾸 신상품을 출시하는 등
제품수명주기를 일부러 짧게 해 과소비를 부추긴다 하지요.
뭘 하나 사서 남들 앞에서 자랑하며 폼을 잡아보지만
6개월이 지나면 그런 "소비적 인정투쟁"은 이미 빛바랜 것이 되어버리지요.
자본이 쳐놓은 ‘‘계획된 진부화’의 그물에 걸려든 것이지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몇몇 나라의 시민들을 중심으로
영리한 소비, 협력소비 양식이 공유경제 개념 아래 시작되었다 하지요.
조금 쓰고 버린 뒤 다시 사고 또 금방 버리고 새 것을 찾는
"과소비 모르모토" 삶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오래 쓰고, 고쳐서 쓰고, 같이 쓰는 생활양식만이
피크 오일 시대, 고용불안 시대를 살아가는 최소한의 삶의 방법임을
뒤늦게나마 깨우치고 실천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어마무시하게 쌓여있는 저 제품들을 보며
과연 어떤 소비양식이 우리에게 긴요하며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곰곰히 생각해본 어느날 오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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