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스토리 텔러 (포토 에세이 블로그)

유럽의 중세성당에 화려한 스테인글라스가 있다면 우리 땅의 고찰엔 흑백의 창틀문이 건재하며 종교건축의 경건미를 완성합니다. 절집다운 검박함과 거기서 우러나오는 경건함이 우리를 고개 숙이게 합니다. 굳이 없어도 되는 것은 없고 꼭 있어야 할 것만 오롯이 있는 집이 수행처입니다.

절집 찾아가는 길은 멀고 고되지만 가는 사람들 발걸음은 마냥 가볍습니다 윤회나 연기 같은 어려운 개념은 잘 몰라도 사찰을 향한 마음은 괜히 경건하고 사찰 안으로 드는 발걸음은 진중해집니다 절집에 깔린 경건한 공기가 부족한 신심도 채워주고 삿된 마음도 바로잡아줍니다

슬로베니아의 소도시 블레드엔 정겨운 것들이 참 많습니다. 블레드 섬과 블레드 성도 정겹지만, 마을언덕에 서 있는 조그만 교회도 참 매력적입니다. 마을교회라곤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교회 안팎의 포스가 가득 느껴집니다. 교회건물은 작지만 단단해 보이고 뜰 안의 마리아 상은 온후..

. 사람의 집은 대문을 중심으로 그 안과 밖이 확연히 나뉩니다. 온갖 마귀가 춤추는 위험한 밖으로부터 안을 보호하기 위해, 세상사의 모든 악다구니 소음을 멀리하기 위해, 사람의 문은 항상 닫혀 있습니다. 산사(山寺)의 문은 사람의 집 문과는 다릅니다. 불이문이란 이름답게 안과 밖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