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스토리 텔러 (포토 에세이 블로그)

억새풀 댄서들이 가을 미풍 속에 군무를 춥니다 댄서들의 머리켤은 오후 햇살을 받으며 더욱 풍성하게 반짝입니다. 가을 바람을 배경음악 삼아 가을 햇살을 조명세트 삼아 신나게 군무를 즐기는 억새풀 댄서들을 보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도 덩달아 흥겹게 리듬을 탑니다.

오름들이 이곳저곳에서 봉긋봉긋 솟아오르며 제주의 산하를 수놓고 있습니다 고만고만한 키로 땅 위에서 귀엽게 출렁거립니다. 오름의 군무를 넌지시 바라보는 것이 제주를 즐기는 또 하나의 맛입니다.

소나무의 진면목은 뭐니 뭐니 해도 기둥입니다. 비록 아침 안개 속의 신성함을 자아내진 못하지만, 멋들어지게 휘어진 소나무 기둥들의 동선이 뒷 배경을 이루는 내해(內海)와 잘 어우러져 한바탕 군무를 즐기는 춤꾼에 흡사합니다.

사람 사는 큰 집을 무대 배경으로 삼아 억새꽃이 바람의 음악에 맞춰 신나게 군무(群舞) 중입니다. 세상 제일의 부드러움과 세상 으뜸의 아름다움으로 한껏 물오른 가을의 존재감 드러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