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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스토리 텔러 (포토 에세이 블로그)

화려하게 피어나 잠시나마 봄꽃다운 존재감 확연히 드러내다 바로 시들어가는 꽃. 사랑을 알리고 확인하기엔 일생이 짧아 애절함을 자아내는 슬픈 꽃. 그래서 백목련의 꽃말은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짧고 굵게 살다가는 처연함의 상징 꽃. 백목련보단 덜 화려하지만 굵직한 밀도감과 그렇기에 왠지 모르게 안도감을 은은히 자아내는 꽃. 그 안도감과 무게감에 의지해 경외의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고픈 꽃. 그래서 자목련의 꽃말은 '숭고한 사랑, 고귀함의 상징.' 은은함과 고고함으로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덩어리 꽃.

고결이란 꽃말과 수줍음이란 꽃말 !? 때론 꽃말과 꽃 이름이 잘 연결이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작약의 경우 수줍음이란 꽃말보다는 먼저가신 님 모란 옆에 남아있게 해달라고 빌었다는 데서 유래한 꽃 이름이 꽃을 더 돋보이게 합니다. 클레마티스도 고결이라는 꽃말이나 그 서양 이름보다는 큰꽃 으아리라는 우리말 이름으로 부를 때 더 정겹게 다가옵니다.
올해는 일요일마다 산을 오르며 길섶에 핀 야생화 찾기, 산나무 이름 익히기라는 새로운 취미를 즐겼습니다. 봄과 가을에 산을 오르면 산길 가장자리에서 얼굴을 내미는 야생화들이 참 많았습니다. 꽃 이름을 알고 있는 것도 더러 있었지만, 처음 보는 희귀한 야생화들이 더 많았습니다. 신록의 계절인 초여름부터는 큼직한 푸른 잎으로 단장한 산 나무들 이름도 하나하나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어와 집에 있는 식물도감이나 포털 사이트에서 꽃과 나무 이름을 일일이 확인해 보았습니다. 어렵게 이름을 익히게 된 꽃과 나무일수록 그것들에 애착이 더 가고 그 이름도 쉬 잊히지 않습니다. 관심을 주니 꽃이 눈에 더 잘 띄고, 호기심 가득 나무에게 다가가니 자연속 생명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관심을 주지 않았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