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스토리 텔러 (포토 에세이 블로그)

어릴 땐 많이 보았던 가게모습에 가게이름들인데 이젠 낯설게만 느껴지니 어쩐 일인지! 저기서 머리 자르고 저기서 산 쌀로 밥지어 먹고 저기서 옷 수선해 입고 학교 다니며 우리는 이렇게 잘 자랐습니다. 그래서 저곳은 우리의 또하나의 고향입니다. 우리가 마음속으로 오래 간직하고 ..

세련된 건물 안에 억새가 놀러오고, 도시 한복판 미술관 담엔 뒤늦은 단풍이 깊다. 서촌마을 기와집 창문에선 단감이 말라간다. 도시의 배후에 불과했던 자연이 도시 안으로 들어와 도시생활의 삭막함과 무정함을 치유하는 정신과 의사 노릇을 하고 있다. 도시인의 얼룩진 마음을 어루만..

아직도 전선줄이 지중화 안된 곳이 있나? 그런데 자꾸 쳐다 보니 일순 지저분해 보여도 저 전선줄에 큰 의미가 있는 듯합니다. 전선줄이 안 보이는 곳에서 우리의 상호 단절의식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실오라기 같은 얇은 끈조차 눈으로 볼 수 없으니 우린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

사람에게 다 이름이 있듯이, 본시 꽃에게도 다 이름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 이름에 대해 무지할 뿐. 이름을 알고 보는 꽃과 이름 모를 꽃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이름을 불러주니 꽃이 더 예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