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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스토리 텔러 (포토 에세이 블로그)

뭍에서 섬으로 들어가는 길은 뱃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래톱 밟으며 유유히 걸어 들어가는 길도 있습니다. 걸어들어간 섬에서 발걸음이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섬에서 바다로 더 나갈 수 있습니다 하염없이 걷다가 뒤돌아보면, 저 멀리 섬이 보이고 섬 뒤로 아스라이 뭍이 보입니다. 갯벌 속 모래톱 한복판에 서서, 지나온 섬과 저멀리 뭍을 보니 묘한 느낌이 듭니다 바닷물이 빠지니 바닷가엔 진귀한 경험이 잔뜩 줄을 섰습니다. 새삼 썰물 뒤의 모래톱 길이 고맙습니다.

바다를 가르며 섬과 섬을 오가야 할 배들은 잠시 휴식 모드. 지금 섬을 연결하는 것은 저 천상의 다리. 동사였던 배는 잠시 동사이길 멈추고, 다리 위를 분주히 오가는 차들이 이젠 동사. 섬과 다리, 배의 삼각관계가 새롭게 자리매김 중. 지금 바다 위는 조용히 새로운 질서로 재편 중입니다.

바다는 뭍과 섬을, 섬과 섬을 갈라놓습니다. 허나 땅이 끊긴다고 갈 길을 마다할 수 없습니다. 다리를 놓거나 배를 움직여 움직임을 도모해야 합니다. 큰 배의 품에 안겨, 뭍의 땅을 떠나 섬의 땅으로 향합니다. 섬의 땅이 다시 내 차를 안아줄 겁니다.

섬과 석양, 풍력터빈 간의 적당한 거리감을 살리려고 수평의 가로 사진을 자주 찍어 왔는데, 이번엔 섬과 석양, 터빈을 한껏 모아 수직으로 정렬하니, 탄도항 앞바다 3총사의 우정과 응집력이 세로사진 안에서 한껏 빛을 발합니다.
먼 바다와 드높은 하늘은 그 천연스러움으로 인해 멀리서 보면 그 경계를 알기 어렵습니다. 하늘색과 바다색이 서로 엇비슷해, 사진에 하늘을 더 넓게 담으니 마치 섬들이 하늘 위에 떠있는 듯하지요.
남부 Oregon Coast의 Bandon이란 시는 미국 노인들이 좋아하는 은퇴지 중의 하나이다. 도시는 작지만 도서관, 운동장, 마을회관, 그로서리 등 기본 생활시설은 잘 갖춰져 있는 아담한 도시이다. 그러나 이 도시의 최대 자랑거리는 바로 인근 해안에 조성된 오레곤 아일랜드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NWR). 해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