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스토리 텔러 (포토 에세이 블로그)

억새풀 댄서들이 가을 미풍 속에 군무를 춥니다 댄서들의 머리켤은 오후 햇살을 받으며 더욱 풍성하게 반짝입니다. 가을 바람을 배경음악 삼아 가을 햇살을 조명세트 삼아 신나게 군무를 즐기는 억새풀 댄서들을 보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도 덩달아 흥겹게 리듬을 탑니다.

햇살 듬뿍 먹으며 농익어가는 억새들이 머리 풀어 헤치고 한껏 춤 추니 대지에 작은 진동이 일고 그 진동에 추임새 넣어가며 가을 산하도 조용히 익어갑니다

억새는 가을로 들어가는 키워드입니다. 산들바람에도 마냥 흔들리는 허한 몸집이지만, 은빛 머리칼만큼은 농익음의 징표이고 풍성한 머리숱은 풍요의 상징입니다. 가을 내음을 온전히 맡고 가을 체취를 완연히 느끼려면, 가을로 들어가는 문턱에서 억새라는 열쇠 말이 필요한 연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산에서 억새는 자연스럽습니다. 산이 억새의 고향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산만이 억새의 삶터는 아닌가 봅니다. 오름 위의 억새는 저기 먼 들녘과도 잘 어울리고 심지어 억새는 먼 바다를 친구삼아 함께 놀지요 자기를 잃지 않으면서도 만물과 어울릴 줄 아는 억새의 어울림 미학을 조..

사람 사는 큰 집을 무대 배경으로 삼아 억새꽃이 바람의 음악에 맞춰 신나게 군무(群舞) 중입니다. 세상 제일의 부드러움과 세상 으뜸의 아름다움으로 한껏 물오른 가을의 존재감 드러냅니다.

명성산은 억새 나라이다. 이 곳에선 단지 약간의 키 차이만 있을 뿐 같은 피부색과 같은 얼굴모양으로 단장한 억새들이 사이좋게 공존한다. 억새나라를 방문한 사람들도 덩달아 평안한 웃음 지으며 모두가 싱글벙글이다. 명성산 억새나라는 평등과 공존 가치의 소중함을 몸소 배우고 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