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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내 사람들의 장소애(愛)와 정주(定住) 의식은? 본문

별내 도시 이야기 (별내학)/도시산책과 고현학적 접근

별내 사람들의 장소애(愛)와 정주(定住) 의식은?

숲길지기 2016. 8. 25. 16:36



직장에서 사람을 적절히 쓰는 방책으로서 적재적소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과 사람의 궁합 맞추기가 그 핵심인데, 사람들이 어느 곳에 터를 잡고 사는 데도 이런 궁합 맞추기는 필수입니다.


우리는 어느 곳에 가면 유달리 마음이 평온해지고 몸과 마음이 일시에 깨어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나에게 잘 맞는 맞춤형 장소를 발견하면 그 장소를 사랑하며 자꾸 찾게 됩니다.


한 생명에겐 그가 살기에 적합한 맞춤형 장소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그의 입가엔 늘 미소가 그려지며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끌어낼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그런 곳은 그에게 일종의 생태적 적소(適所)라 할 수 있습니다. ‘나’라는 한 생명체가 살기에 최적화된 그런 장소입니다.


생태적 적소에선 온 생명의 그물망에 나를 접속시킬 수 있는 영성(靈性)이 생깁니다.


내가 그곳의 일부가 되어 그곳이 내게 주는 힘을 감사히 얻고, 나도 그곳에 서식하는 모든 동료 생명체들에게 작으나마 힘이 될 수 있도록 생태계의 시민으로서 열심히 참여하겠지요.


그렇기에 장소애(愛)가 생깁니다. 그곳을 사랑하고 열심히 지키려고 합니다.  우린 뭔가를 사랑하면 사랑하는 대상의 존재환경을 지켜주려고 몸과 마음을 다합니다.


그곳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다해 자신과 서식지가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만들려 합니다.


그 장소에서 내 힘껏 살아내며 나에게 의미 충만한 기억의 저장고도 만듭니다. 그 기억 저장고에서 기억 한 자락씩 꺼내어 지친 삶에 활력소로 삼게 됩니다.


제겐 지금 살고 있는 별내가 그런 생태적 적소인 것 같습니다.


아파트 옆과 뒤에 근린공원이 있습니다. 삶에 지치면 아파트 문을 밀치고 나가 몇 발자국 걸으면 쉽게 자연의 품에 안길 수 있습니다.


걸어서 13분 거리엔 조그만 주말 텃밭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잡념 없이 2시간 땀 흘리면 땅은 맛난 채소를 듬뿍 선물합니다.


걸어서 15분 거리에 산으로 들어가는 진입로가 있고, 또 걸어서 10 여분 거리에 생태하천이 있어 왜가리, 백로, 오리 등 새들의 비행을 구경하며 산책할 수 있습니다.


인근 공원 옆에 늦게나마 공공도서관도 개관했습니다. 이제 먼 곳까지 차 끌고가서 굳이 책 빌리러 가는 수고로움도 덜게 되었습니다.


어디 저뿐이겠습니까?    누구에게나 생래적으로 찰떡궁합처럼 잘 맞는 장소와 지역이 있습니다.  그(녀)는 그곳에선 호흡도 잘되고 뭘 해도 장애물이 안 느껴집니다. 그래서 정서적으로 평안해지는 그런 곳이 있습니다.


그럴 때 그 사람 마음속엔 계속 그곳에 머무르며 살고자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정주(定住)의식이 바로 그것이지요.

    

별내가 도시다운 도시로서의 제반 여건을 잘 갖추고, 특히 타도시와 차별화된 특장과 매력이 있는 그런 도시로 자리잡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새 집에의 갈망이나, 전원생활에의 욕구, 전세수요 등 여러 연유로 이 도시를 찾아와 터를 잡은 사람들에게 거주의 자긍심을 높여주며 그들의 생활정주공간으로 튼실히 자리잡도록 만들어 나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