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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내 도시 이야기 (별내학)/도시 지향 이미지와 공공디자인

별내 도시 관리에 연성(軟性)의 가치 담기

숲길지기 2017. 5. 10. 12:19

6년전 연구년을 가 있던 미국 Oregon 주의 Eugene 시는 여성이 시장이어서 그런지,  땅 파고 건물만 드높게 올리는 무모한 경성(硬性)의 짓보다는 연성(軟性)의 가치들이 도시 곳곳에서 눈에 쉽게 띄었습니다.

 

읽고 싶은 새 책들과 DVD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립 도서관,  오랜 세월 도시와 같이해 온 Willamette 강과 원시 숲들을 자연 그래도 잘 살려 조성된 많은 근린 공원들,   소박하지만 꾸준히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주고 정기적으로 무대에 올려 주는 지역문화센터와 작은 갤러리 등이 본연의 기능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길 여기저기에는 나무와 꽃도 참 많았습니다. 미국에서 전국 최고의 자전거 길을 만들어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과 생태주의자들을 즐겁게 했고요.

 

도시행정하면 지역상권 형성과 도로 건설이 주를 이루고, 높은 건물을 경쟁적으로 지어야만 시장이 일 잘한 흔적으로 평가되는 우리네 현실과 견주어 보면, 그곳은 물리적으론 작지만, 생태적으론 크고, 문화적으로도 아름다웠습니다. 살기에 참 적당했습니다.

 

그럴수록 참 우리 사회가, 우리의 도시적 삶이 지나치게 경성(硬性)의 가치에 포로가 된 바보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곧고 높기만 한 직선의 도시는 그야말로 반(反) 생태적이어서, 금방 인간의 마을을 해하는 마수의 본능을 드러내고 말지요.  


따스하고 부드러운 손길이 낮은데로 임해 도시인들의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연성의 마음에서 모든 공공선의 출발점인 측은지심(惻隱之心)이 나온다고 생각됩니다.


하여 압축성장만 자랑해온 우리 앞에 지금 '연성의 가치 실천'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학습주제가 놓여 있습니다. 


그 학습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가 우리에게 형성될 때,  배려, 공생, 협력 등 새로운 연성의 가치가  우리 도시 관리의 질적 수준을 높여주는 도시경영 철학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겠습니다.


그럴 때 도시 안에 정겨운 인간의 마을도 한껏 만들어지겠지요.  비록 물리적으론 작지만 생태적으론 크고 문화적으로 살기에 적당한 그런 사람의 마을 속에 우리 모두 깃들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