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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인프라 삼총사 본문
* 이 글은 앞의 글 "녹색이 답이다, 단 사이비 녹색은 경계하자"의 계속글입니다
여기선 녹색전환으로 가는 길목에서 산업구조전환과 에너지전환, 정의로운 전환에 직결되는 녹색 인프라들, 즉 녹색기술, 녹색고용, 녹색금융 부문에 초점을 두고 자세히 살펴볼까 합니다.
탄소배출을 줄이고 병든 지구를 살려내기 위한 녹색기술 혁신은 녹색전환, 특히 산업전환과 에너지전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지점입니다.
[어스 테크, 지구가 허락할 때까지]의 저자 이병한은 에콜로지와 테크놀로지의 결합, 즉 생물학과 공학기술의 접점 찾기를 역설하며,지구를 살리는 녹색기술 기업의 4가지 사례를 듭니다.
이 책에서 자세히 소개되듯이, 균사체 배양을 통한 대체고기,대체가죽 생산은 메탄가스와 환경오염의 주범인 공장축산의 병폐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플라스틱을 만들어내면 지구가 플라스틱 플래닛에서 플라스틱 프리 세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태양광,풍력 등 천상자원을 이용해 신재생에너지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주민참여금융이 제도화되면 에너지전환을 앞당기고 그 결실을 우리 모두 나눌 수 있습니다. 초고령화 농촌사회의 현실을 생각하면 AI 로봇을 활용한 디지털 농업강화는 매우 긴요한 것입니다.
이런 친환경 비즈니스 스타트업들의 녹색기술들은, 지구병 해법의 물꼬를 트며, 특히 녹색생산공정에서 자연-자원-자본의 선순환구조를 실체화하는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로서 가치와 의미를 지닙니다.
지구를 살리는 차원에서 보면 위에서처럼 탄소배출 자체를 억제하는 녹색기술 개발과 더불어, 탄소포집 및 저장,응용기술도 중요합니다. 즉 공장 굴뚝이나 자동차 매연을 정화하거나, 공기 중의 탄소를 포집해 지상의 탄소를 줄이는 탄소포집 기술과 포집된 탄소를 플라스틱 제조에 재활용하는 재료기술도 녹색기술 확보차원에서 중요합니다.
그 외에도 탄소 흡수 및 저장에 유익한 산림 조성, 도시 열돔에 갇힌 열을 빼고 나무그늘을 넓히기 위해 녹음효과가 큰 가로수 조성, 극한호우에 대비한 저수지 및 물웅덩이 증설 등 지구 보일링 시대의 공동적응 기술도 큰 의미를 갖습니다(탈성장 인터뷰: “시민사회가 기술을 통제할 때, 지구가 식는다,” -전병옥 기술마케팅연구소 대표, [생태적 지혜], https://ecosophialab.com) .
지금 한창 각광을 받고 투자가 강화되는 AI와 데이터산업의 위력도 무시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이 산업들은 막대한 물과 전기 공급을 전제로 합니다. 그래서 세계 주요국들은 AI 경쟁력 확보와 데이터센터의 환경,전력망 부담을 동시에 관리하기 위한 기준을 강화합니다. 미국과 치열한 AI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조차 정부,공공기관의 데이터센터 조달에 적용하는 ‘녹색 데이터센터’ 기준을 2023년에 도입해, 데이터센터 전력효율지수와 물사용량, 재생에너지 비중 등에 엄격한 요건을 제시합니다(이주현, “AI 패권 다투는 중국도 ‘녹색기준’…한국은 데이터센터 속도전만,” [한겨레], 2026.8.18자).
3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우리나라도 데이터산업 이면의 반 생태적 문제점(물,전기의 과다공급, 환경영향평가를 경시하며 졸속추진 중인 반도체산단과 데이터 센터 건립 및 장거리 송전선로 구축과정에서 예상되는 난개발과 기본권 침해 등)을 예비하는 차원에서 구속력 있는 녹색 데이터센터 기준을 조속히 갖춰야 할 것입니다.
녹색기술은 부족하나마 이 정도로 논의하고 다음엔 녹색고용(녹색 일자리) 문제를 다룰까 합니다.
성장론자들은 “덜 만들고 덜 쓰면 경제를 올스톱시키라는 말이냐,” “무엇보다 먹고살려면 일자리가 시급하다”며, 갈 길 바쁜 생태적 전환에 딴지를 겁니다.
개발과 성장의 관성은 이처럼 질기고 강해, 경제가 살아나야만 고용이 창출된다는 관례적 고용철학의 병폐를 완전히 극복할 만한 대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합니다. 그것이 여의치 못하면 기존 개발-성장경제로의 경로의존성은 삽시간에 다시 힘을 얻게 됩니다.
여기서 그린 컬러(녹색 일자리) 육성이 하나의 대안으로 필히 등장해야 합니다. 독일의 저명한 언론인 프란츠 알츠의 말처럼 "자연 속에 고용 창출의 길"이 있습니다.
유엔 환경계획(ENEP)에 따르면, 녹색 일자리는 농업, 제조업, 연구개발, 행정 및 서비스 활동 분야에서 환경의 질을 보존하거나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일자리를 의미합니다.
위의 일자리들을 실제 직업명으로 보다 구체화해보면, 농업과학자, 기후변화 과학자, 환경관리관, 생태학자, 전기차 엔지니어, 환경 엔지니어, 환경 컨설턴트, 환경 보건관, 산림 관리자, 임업가, 그린빌딩 설계자, 재활용 노동자, 재생가능 에너지 및 태양광 (PV) 설치기사, 도시농부, 수질과학자, 풍력에너지 기술자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위키백과 참고).
녹색 일자리는 공학기술 외에 인문사회 쪽에서도 얼마든지 육성할 수 있습니다. 생태도시 기획가, 환경영향평가사, 도시풍경 치료사라는 직업은 물론, 박원순의 제안처럼([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 위즈덤하우스, 2011 참고), 지역 코디네이터, 기후변화정책가, 유기농공무원, 그린 홈닥터, 산불예방 진화대, 국립공원 레인저, 마을조사 사업가, 공동주택운동가, 대안에너지기금 운영자, 자전거지도 제작자, 토지헌납운동가, 산촌유학 운영자, 그린빌딩 인증전문가, 개발현장 치유,복원 전문가 등등이 그것입니다.
녹색고용, 녹색일자리는 직업 자체로서의 의미가 있지만, 산업구조 전환과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기 쉬운 사람들을 직업 재훈련을 통해 새로운 그린 컬러로 육성한다면, 정의로운 전환 차원에서도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단, 한시적 일자리보다는 생태 친화적 사회로 나아가는 도정에서 장기적으로 적합한 녹색 일자리들을 부단히 발굴, 육성해야겠습니다. 그래야 진정한 녹색뉴딜이 가능합니다.
새로운 녹색직업 영역을 찾아내 지속가능 고용을 제도화하는 쪽으로 교육과 고용기회를 만들어내는 적극노동시장정책과 직업재교육정책도 녹색고용정책과 더불어 필히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녹색금융(green finance)을 언급할 차례네요. 녹색금융은 녹색기술 개발과 녹색일자리 육성, 더 근본적으론 녹색으로의 산업구조전환과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필히 요구되는 바로 ‘실탄’에 해당되는 '돈줄'에 대한 얘기입니다.
녹색금융은 경제활동 전반에서 자원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환경을 개선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자금을 제공해 국가 전체의 지속가능성장을 유도하는 금융정책입니다. 동시에 환경을 파괴하는 활동엔 자금이 공급되지 않도록 자율적 심사 및 감시체계를 구축합니다. 대표적 금융상품으론 녹색펀드, 녹색예금, 녹색채권이 있으며, 친환경 시설투자, 하이브리드 차량구매, 산림서비스 증진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됩니다(재정경제부, https://www.mofe. go.kr 참고).
그러나 2025년 기준으로 5대 정책금융기관의 녹색금융 공급실적은 K-택소노미 기준으로 32조1천억 원으로 전체의 46.3%에 불과했습니다. 기관별 기준의 차이로 인해 그린 워싱의 우려도 낳고 있습니다(강수련, “정책금융 녹색금융 69조 중 46%만 정부기준 부합…그린워싱 우려,” [연합뉴스], 2026.3.19자).
여기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 주민참여금융입니다. 녹색기술 스타트 업인 ‘루트 에너지’의 윤태환 대표는 태양열,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발달한 덴마크와 독일을 실례로 들며, 이들 재생에너지 사업의 영속성을 위해 주민 참여를 강조합니다.
그는 에너지 대전환의 물꼬를 트기 위해 친환경을 지지하는 임팩트 투자를 제안합니다. 그렇게 친환경 비즈니스에 임팩트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면, 지역의 재생에너지 공급을 보다 활성화시킬 수 있고 그 결실을 주민들이 골고루 나눠 가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녹색기술과 녹색고용은 녹색 산업전환과 에너지전환을 실체화하는 핵심 인프라입니다. 녹색금융 역시 산업전환, 에너지전환에다가 정의로운 전환도 실질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든든한 돈줄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녹색전환은 사회 총체적 변혁을 전제로 하기에 그만큼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이처럼 먼 길을 가야 하기에 그 길이 명확해야 합니다. 아무리 먼 길도 갈 길이 명확히 보이면 우리는 끝까지 갈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녹색 인프라 삼총사(녹색기술,녹색고용,녹색금융)가 서로 어깨동무하며 종착지까지 완주한다면, 우리는 녹색전환의 먼 길을 끝까지 갈 수 있습니다. 노력 여하에 따라선 녹색전환이라는 종착역의 도착시간을 앞당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모두 녹색세상, 녹음이 우거진 도시 숲에 무사히 안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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