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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스토리 텔러 (포토 에세이 블로그)

가을 햇볕이 너무 좋아 오후엔 가급적 햇살 아래 존재하고자 합니다. 따뜻한 햇볕 아래서 잠시 독서하며 몸 안에 비타민 D를 만들고 맑은 햇빛 듬뿍 담아 도시풍경을 그림에 살짝 담아봅니다 한 조각 햇볕과 한 줄기 햇빛이 이 풍진 세상 살아낼 에너지로 몸과 마음에 저장됩니다.
아직은 현직에 있는지라, 재미나 소일거리로만 책을 읽지는 못합니다. 직업상 뭔가 도움이 될 만한 체계적 지식을 얻기 위해 사회과학 책을 읽습니다. 꽉 막힌 인생골목을 헤쳐나가기 위한 세상살이 지혜를 한수 배우기 위해 인문학 책도 읽게 됩니다. 소설가 김탁환의 말처럼 “직접적 관계는 없지만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같은 공동체 소속인 타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헤아리기 위해서” 인문학 독서는 현대인에게 필수입니다. 때론 이것저것 다 떠나서 멍 때리듯 편안한 마음으로 남의 글을 재미로 읽기도 합니다. 뭐 하나라도 더 배우고 더 느끼려 하기 보단, 책 읽는 재미 자체를 즐기는 순간도 있습니다. 그 때의 독서가 사실은 제일 흥미롭습니다. 독서로 남는 것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지식을 얻기위한 공부용 독서가 다 ..

한낮엔 햇볕 따스하고 바람도 시원한 요즘입니다. 여름 내내 짓누르던 먹구름 활짝 걷히며 하늘은 더 높고 더 푸르고, 나무 열매와 논 벼는 익어감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한여름 더위에 지쳤던 사람들도 좋은 날씨 덕에 손에 책을 잡고 세상살이의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합니다. 산을 오르며 몸과 마음의 근육도 키웁니다. 좀 있으면 나무마다 단풍 들고 낙엽도 하나둘 떨어지겠죠. 사람도 자연의 아름다운 소멸을 지켜보며 한해 살림을 정리하기 시작할 때입니다. 시원한 미풍에 몸을 싣고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시 한 수 읊어봅니다.
새벽에 일어나 한 소설가의 에세이집을 조금 읽었습니다. 별 내용이 없는 시시콜콜한 신변잡기에 가까운 글이었습니다. 하지만 소설가가 작심하고 유머러스한 글쓰기 훈련을 한 결과물인지, 슬며시 미소짓게 하는 장면들이 책 군데군데 담겨 있습니다. 아무리 내용이 좋고 교훈적이라도 읽는 재미가 없으면 글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쉽습니다. 그런 점에서 새벽에 읽은 에세이는 재미있는 글쓰기 훈련의 실례로서 나름 의미를 갖는다고 봅니다. 오전에 용무를 조금 보고, 바로 즐겨찾기해 놓은 웹사이트들에 들어가 이것저것 포스팅된 글들을 읽으며 오후까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 젊은 여성의 글이 주는 느낌이 무척 신선했습니다. 쿠바에서 같이 생활하는 한 여대생의 일상과 내면을 스케치하듯 담담하게 그려낸 글입니다..
코로나 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어 공공 도서관들이 장기간 문을 닫았었습니다. 다소 진정기가 보이자 생활 속 거리두기가 이루어지며 도서관 문이 며칠 열렸지만, 감염사태가 재발되고 악화되어 도서관 문이 다시 닫혔습니다. 책 읽기가 취미인 저로서는 읽을 만한 책을 공급받을 주요통로가 차단되어 난감합니다. 예약대출 서비스가 있지만 도서관 서가에서 직접 책을 골라 읽는 과정 없이 책 제목만 보고 책을 빌리긴 좀 그렇습니다. 하여 궁여지책으로 집에 있던 책 중에 다시 손에 잡을만한 책들을 꺼내 다시 읽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서도 그렇습니다. 최근 이사하며 많은 책을 정리한 바 있는데, 그래도 살아남아 아직까지 서가에 꽂혀 있는 책들이어서..
오래전부터 이책 저책을 읽으며 독서가 주는 개안(開眼)의 묘미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읽은 책이 자꾸 늘어나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방대한 책 읽기의 결과물이 손에 쉽게 잡히지 않아 슬쩍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읽은 책이 늘어남에 따라 내 마..
크로아티아의 수도인 자그레브 시내 한 골목길 안의 서점. 2층으로 올라가는 조그만 나선형 계단이 보기에 참 매력적이었는데, 비엔나의 성 슈테판 대성당 안에도 큰 나선형 계단이 있네요. 물론 이 계단은 설교단으로 향하는 성스런 계단입니다. 일개 책방의 2층 계단과는 격이 다르다(?)..
라디오 PD 정혜윤은 말한다. “독서는 실제의 나와 내가 읽은 것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시소타기” 라고. 참으로 독서의 의미를 정확하게 짚어낸 말이다. 우리의 생각과 일상은 지루하고 진부하다. 그러다가 읽은 한 권의 책이 일상의 진부함을 떨쳐버리게 하고 새로운 길로 안내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