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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스토리 텔러 (포토 에세이 블로그)

습지 안의 쉘터와 습지 뒤 먼 곳의 아파트. 난장이 쉘터와 키다리 아파트. 어떤 집이 습지와 더 어울리는지요? 오늘은 왠지 그런 것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단 생각입니다 오랜만에 자연을 찾아온 사람에겐 자연 속에 오래 거하며 자연을 맘껏 느끼는 휴식 공간도 필요하고 일상의 삶을 위해 자연에서 떨어져 사는 사람에겐 먼발치에서나마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한시라도 빨리 자연을 찾을 날을 고대하며 오늘을 버텨내는 인공의 삶터도 있어야겠죠

땅 덩어리가 모자라니 사람들은 싫어도 붙어살 수밖에 없습니다. 풀들은 한줌 흙만 있으면 장소를 불문하고 터 잡습니다. 땅덩어리가 부족해 억지로 붙어사는 게 아니라, 친구들과 이웃하며 동고동락하고자 합니다. 풀들의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진정 사는(live) 곳입니다. 풀들은 한줌 흙인 집터에 만족하며 연대감으로 공동주택을 구성합니다.
단독주택 마당은 일종의 완충지대입니다. 방문을 나서도 마당이 앞에 놓여 있기에 대문 밖 세상으로 바로 노출되지 않습니다. 심호흡 한번 크게 하고 세상으로 나갈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마당이 있는 집은 사람들에게 세상살이의 심적 여유를 보장해주는 포근한 집입니다. 마당이 있는 집은 세상을 향해 열린 집입니다. 반면 아파트는 현관문을 벗어나면 바로 바깥세상입니다. 몰아치는 찬바람과 거친 세상풍파에 바로 노출되기 십상입니다.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 아파트 현관문 열 때의 소음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기계적이고 잔인하게 느껴집니다. 아파트적 삶은 꽉 막히고 닫힌 삶입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마당이 있는 집으로 이사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요. 아니 불가능한 일입니다. 차라리 자신의 마음속에 상상의 마당 하..
맨땅에 말뚝 박고 팔뚝에 힘줘 하나하나 들어올려 쌓다보면 저 높은 집들이 세상에 자신의 출생을 알리게 되지요. 그래서 저 높은 집들은 타워 크레인의 자식들입니다. 잉태한 새 생명 배속에서 소중히 지켜내 때 되면 세상에 내 보내는 어미의 마음 같이, 타워 크레인들도 이왕 짓는 것 ..
날씨가 무척 더워지자 아파트 건물들도 열 받았는지 인근 개천물에 풍덩 다이빙하고 있네요. 더운 머리 식히고자 물 속으로 곤두박질치는 아파트 삼형제의 모습에서 시원한 느낌 덩달아 느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