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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의 글/두 글자의 사유

안식

숲길지기 2017. 4. 11. 16:44

올해는 안식년입니다. 올해의 안식년이 결정된 지난해 봄 학기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두 번째 안식년을 미국에서 보내고 와서 그때까지 5년 동안 정말 힘겹지만 열심히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후유증이 누적되어서인지 작년 봄은 강의도 힘겹고 학교생활도 많이 즐겁진 못했습니다.



하기야 (작업량이 전부는 아니지만) 5년 동안 책 3권을 새로 쓰고 기존 책 2권을 다시 개정하고 논문 12편을 썼으니 힘들만도 하지요. 그리고 공공기관 사업평가, 공무원 채용면접, 시험 출제, 논문심사 등 외부 일도 적지 않아, 제 능력에 비해 좀 과하게 몸을 돌렸고, 평소 스트레스를 잘 풀지 못하는 성격 탓에 알게 모르게 피로도가 무척 높았던 모양입니다.


6년 만에 다시 맞은 이번 안식년은 그런 연유로 인해 정말 안식년다운 안식년의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물론 강의를 안해 연봉이 많이 깎이고 외부 일도 제한을 받아 가외 돈도 벌지 못하는 등 재정적으론 어려움이 크겠지만, 덜 벌면 덜 쓴다라는 생각으로 가처분 소득은 줄이되 가처분 시간은 많이 늘리는 쪽으로 1년 삶을 잘 설계해, 그간 뭔가에 하냥 쫓기며 바쁘게 지내 왔던 잘못된 생활 패턴에서 좀더 자유로워지려 합니다.



항상 논문이나 책 집필에 써 먹으려고 했던 억지춘향 격의 독서보다는 그냥 마음 편히 책을 읽는 시간도 가져보고, 잘은 못하지만 그림도 그려보고, 기타 주법도 몇 가지 더 익히고, 사진 찍는 테크닉도 더 익히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영화도 많이 보고 주말 텃밭도 땀 흘리며 열심히 하며, 그러면서 비우고 버리며 느린 삶을 의도적으로 자꾸 해보렵니다.



이전의 것들을 애써 비우다보면 새로운 것으로 다시 채워지기 시작하겠지요. 느리게 움직이다보면 새로운 것이 보이기 시작하겠지요. 새로운 것을 찾아 익히기 시작하다 보면 그간 익힌 것이 더 잘 익어가겠지요많이 걷다 보면 몸과 마음은 더 가벼워지겠지요.




다행히도 지난 1년 동안 준비해온 에세이집 출간 문제가 최근 잘 해결되었습니다.

이제 마음의 짐이 사라졌으니 온전히 안식의 기쁨과 삶의 여유에 빠져 볼 일입니다. 그런 여유로운 마음으로 집안 일도 더 즐거운 마음으로 돕겠습니다.


한 가지 유념할 점은 건강 문제입니다. 몸의 면역력을 더 높이는 쪽으로 생활습관을 가져가야겠습니다. 아직도 건수만 있으면 술 먹을 일을 떠올리니 참 딱한 사람입니다건강을 잃지 않도록 매일의 운동과 단단한 마음공부가 지속되어야겠습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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