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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스토리 텔러 (포토 에세이 블로그)
지역소멸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도시재생종합정보체계의 [쇠퇴지역지도]를 보면, 2023년 현재 도시쇠퇴가 진행 중인 곳은 116곳, 도시쇠퇴 징후가 시작된 곳은 84곳으로, 대부분의 기초자치단체가 쇠퇴 지역에 속합니다. 저출산으로 지방인구가 줄어들고 먹고살기가 어려워 주민들이 대도시로 떠나가니, 현재 면(面) 단위 지역에선 빈집과 폐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면 단위의 빈집 비율은 6.48%로서 읍 지역보다 2배나 됩니다. 빈집이 늘어나니 학생 수도 줄어들어 폐교도 늘고 있습니다. 2024년 3월 현재 전국에 걸쳐 폐교는 3,955곳이나 됩니다. 지방인구가 급속히 줄어들면 지역이 활력을 잃고 정주(定住)공간로서의 기능도 상실합니다. 이미 농촌은 저출산 초고령의 굴레에 갇혀 생활사막이 되..

휴일은 한 아름의 선물입니다. 메마르고 각진 하루살이에서 우리를 조금은 벗어나게 합니다. 사람들은 휴일의 평온 속에서 내일을 살아낼 힘을 비축합니다. 휴일이라는 시간에 동네공원이라는 공간이 곁들이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입니다. 공원을 흐르는 시냇물과 잔디밭에서아이들의 놀이는 크게 진화합니다. 스마트폰과 게임기 따윈 눈에 안 들어옵니다.자연 관찰과 자연을 닮은 놀이가 몸에 새겨집니다. 체육공원에서 아빠, 엄마와 땀 흘리며아이들은 가족의 사랑과 공동체적 힘을 배웁니다. 휴일이란 시간과 동네공원이란 공간의씨줄과 날줄의 만남 속에서 우리의 행복은 무르익어갑니다.우리의 삶도 단단히 직조(織造)됩니다.

사람들은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 합니다.새로 길을 내려면 힘도 들고 위험하니 이미 검증된 길을 군말 말고 따라가라 합니다. 허나 그 길을 무작정 따라가다 보면 나와 잘 안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그 길은 남의 길입니다. 남들이 만들어놓은 길은 내겐 그저 주어진 길일 뿐입니다. 주어진 길을 억지로 가는 것은 또하나의 구속입니다.가다보면 자신이 노예가 되어 있음을 발견합니다. 빗물은 무사히 낙하를 마친 뒤 땅 위에 물길을 냅니다. 자기 형편에 맞게 스스로 길을 내고 거리낌 없이 흐르니 물길은 자유롭습니다. 자유롭게 흐르니 여기저기 물길이 생깁니다. 물길마다 모양새도 다 다릅니다. 빗물은 흘러가다가 방향을 같이하는 친구가 다가오면 기꺼이 어깨동무하고 같이 흐릅니다.힘을 모아 더 큰 길을 냅..

이 미술관은 6층짜리 건물입니다.건물 전체가 다 미술관입니다. 그림 구경을 가면 일단 6층까진 엘리베이터를 타고 단숨에 올라갑니다. 6개의 층에 걸쳐 전시된 그림을 다 보려면 오래 서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미리 다리 힘을 비축해 놓는 것도 슬기로운 화랑순례 전략 중 하나이죠. 꼭대기 층에서 한 층씩 들러 그림을 보고 내려올 땐 계단을 이용합니다. 한층 한층 내려오면서 방금 전 윗층에서 본 그림의 느낌과 화가의 메시지를 내려오는 계단 길에서 찬찬히 음미해봅니다. 계단을 다 내려오면 새로운 층에서 만날 미지의 그림들에 대한 호기심도 잔뜩 품어봅니다. 비로소 층계와 엘리베이터가 둘다 그림 구경에 필요한 까닭을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