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스토리 텔러 (포토 에세이 블로그)
꽃향 본문
아침에 길을 나서면 뭔가 쏴 하며 코 속으로 스며드는 아주 기분 좋은 냄새가 느껴집니다.
얼른 고개를 돌려보면 길가의 조팝나무 꽃에서 나는 꽃향기네요.
저녁 먹고 아파트 단지 인근에 있는 운동기구 틀로 올라가면 역시 달콤한 냄새가 코를 자극합니다.
그래서 얼른 뒤로 돌아 보면 라일락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습니다.
봄이 계절의 한가운데를 넘어 끝으로 달려가는 요즘은 그야말로 꽃 세상입니다.
꽃 세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니 꽃향기가 전방위에서 우리의 코를 자극하지요.
꽃향기가 우리의 코만 즐겁게 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의 코에도 이렇게 달콤하고 신비로운 향을 풍기니, 곤충들에게 꽃향기는 얼마나 자극적이고 지배적일까요?
곤충이라는 놈들은 꽃향기의 신호를 받아 꽃의 꿀을 먹어대며 꽃의 번식 활동을 정신없이 돕고 있습니다.
곤충과 꽃의 공생을 통해 지구촌의 자연이 더 풍성해지고, 세상만물이 생동력을 갖게 되는 생태학적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꽃향기는 사람에게도 이롭습니다. 꽃에서 분비되는 독특한 꽃향은 우리들의 정신적 피로를 덜어주고 생기적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데도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의학적 요소를 떠나더라도 꽃향기를 맡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일부러 꽃향기를 맡으러 꽃의 바다로 다가가면 그만큼 우리의 심신이 더 건강해지지요.
봄이 끝날 때까지 길 위에서 꽃향기를 맡으러 더 많이 꽃을 찾아다닐 예정입니다.
얼마 안 있으면 찔레꽃과 아카시 나무, 쥐똥나무의 꽃향기가 지천으로 퍼질 것입니다.
길 위에서 꽃향기에 제대로 취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엉터리 시인이라도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