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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스토리 텔러 (포토 에세이 블로그)

연잎을 코앞에서 세심히 들여다보면 잎의 선들은 승전의 기쁨에 취해 보무도 당당하게 중앙의 개선문을 향해 걸어 들어오는 자랑스런 용사들 모습입니다. 지금 연잎의 시계는 개선(凱旋)과 회귀의 시간입니다. 잎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면 잎의 선들은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은 사기(士氣)로 막 출병한 용맹한 전사들 모습입니다. 지금 연잎의 시간은 출정과 팽창의 시간입니다.

큰 동그라미는 원만과 포용의 상징인 부자집 마나님의 덕 있는 얼굴 중간 동그라미는 지혜로움으로 익어가는 젊은 엄마들의 당찬 얼굴 작은 동그라미는 총기 넘치는 손녀딸의 귀여운 얼굴 동그라미 얼굴들이 연못과 나무둥치를 지키며 날로 각 지고 날카로워만 가는 거친 세상을 치유합니다.

연잎 위에서 물방울은 자유로이 몸 굴리며 실컷 운동합니다. 그러다 지치면 연잎 위에서 안온한 휴식처를 얻습니다. 연잎 위의 물방울이 부럽습니다. 물방울의 역동성에 힘입어 연잎도 생기 가득합니다. 사람들에게도 제 역량 마음껏 펼칠 일터와, 지친 몸 뉠 지상의 방 한 칸씩 꼭 주어지면 정말 좋겠습니다.
형형색색의 연꽃이 등장하기 전 연 밭의 주인은 단연 연잎들이지요. 아기 연잎들의 앙증스런 모습도 귀엽지만 청년 연잎의 성장세는 참으로 눈 부시지요. 청년 연잎의 시원한 그늘 덕에 오리가족 신나는 물놀이 즐깁니다.
연잎은 품안이 워낙 넓어서인지 제 안에 큰 물방울을 잘도 품습니다. 바람 불면 바람의 흐름에 제 몸을 맡겨 물방울에게 세상사의 흐름을 익히는 법도 알려 주고, 한낮의 뜨거운 햇살 아래에선 물방울로 열기 식히며 서로 간에 사이좋게 공생하지요.
여름의 연못 속은 대만원이다. 연잎과 개구리밥이 연못을 점령했다. 연못의 주인인 연못물은 어디 갔을까? 불쑥 찾아온 손님들에 의해 추방당했나? 주인장인 연못물이 가면 어디 가겠는가? 연못물은 모처럼 찾아온 연잎과 개구리밥 손님이 편히 쉬도록 자기 몸집을 줄이려 무진 애를 쓰..
호시탐탐 해를 노리던 수련 잎들이 날쌔게 해를 포위했다. 그리고 해를 포획했다 포로가 된 해는 잠시 놀랐지만, 어느새 새 친구를 만나 기쁜 듯 수련 잎 속에서 화사하게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