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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의 프랙탈 구조를 깨기 위해 풀뿌리 시민들의 세상 조율이 필요하다 본문
비정상적 인맥과 돈과 권력의 인연으로 얽히고설킨 권력주변의 비리와 국정농단을 지켜보면서, 한국사회에 전염병처럼 만연해 있는 부패의 프랙탈 구조를 보게 됩니다.
“부분을 보면 전체를 안다.” 즉 전체를 구성하는 모든 부분들이 전체를 닮아 있다는 것이 프랙탈 구조인데요.
계속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며, 한 부분이 같은 모양새의 더 작은 부분을 점차적으로 낳는 복제구조가 그것입니다. 그래서 각 부분의 부분을 확대해 보면 전체와 근본적으로 닮아 있다는 것이지요.
나뭇잎의 잎맥구조나 하늘에서 내리는 눈의 결정체가 바로 프랙탈 구조라고 합니다.
자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인 프랙탈 구조를 우리 사회에 대입해 보면, 전체를 구성하는 각 부분과 부분들이 전체를 모방하며 서로 닮아가면서, 종국에는 전체와 부분 모두가 공멸의 길로 접어들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심정을 쉽게 지울 수 없습니다.
한국사회 전체를 이끌어가는 선도적 위치에 있는 중앙이나 상부의 권력 혹은 재벌 대기업에서 자행되는 밀실 위주의 왜곡된 의사결정구조나 인맥으로 얽히고설킨 잘못된 사회자원 배분논리가 지방이나 아래, 혹은 작은 조직들 곳곳으로 전염되고 있는듯한 징후들이 점점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대에 뒤쳐진 권력논리나 부당한 이권 나눔의 기제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혹은 중앙에서 지방으로 퍼져가며 계속 반복, 복제되는 현상을 부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중앙이나 위 또는 큰 조직에서 자행되는 못된 짓거리들을 지방, 아래, 작은 조직들의 수장(首長)이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아전인수 격으로 학습해 돈과 권력, 사회적 지위를 얻어내는 가장 빠른 길로 응용함으로써, 왜곡된 지배전략과 그로 인한 잘못된 문제처리방식들이 위에서 아래로 단계를 거치며 무한 반복되니, 사회 전체가 비리, 특혜, 부정으로 얼룩져 있는 것이 현실이 아닌지 걱정됩니다.
문제는 이 땅의 1%에 해당하는 상위 귀족사회로의 진입 경쟁에 혈안이 된 사람들, 즉 이 땅의 크고 작은 조직들의 수장이나 높은 자리에 올라 있는 사람들의 눈먼 타성입니다.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 땅의 1%에 속하는 것이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이 세상의 온갖 특혜를 독점할 수 있는 초고속 열차행 티켓을 손에 거머쥐는 지름길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오늘도 내일도 비정상적인 인맥 만들기에, 권력의 끝줄 잡기에 혈안이 되어 있지는 않은지요.
한마디로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이지요. 즉 윗물이 맑지 않으면 아랫물이 맑을 수 없지요.
하여 문제가 곪아터져 드디어 환부가 훤히 드러난 중앙권력이나 재벌 등 큰 조직에만 초점을 두고 해결의 칼날을 일회적으로 겨눈다고 해서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니까요.
사회 전체적으로 반복 복제되며 전 방위적으로 오염된 밀실 위주의 의사결정구조나 이권 나눠먹기 식의 자원배분방식, 검증되지 않은 인맥을 단지 친하고 자기 마음대로 조종 가능하다고 해서 주요 자리에 앉히는 오류투성이의 인사 관행이 곳곳에서 음으로 양으로 반복되는 한, 문제의 해결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사회에 만연된 연줄 위주의 기회사슬구조의 핵심 통로를 단계적으로 끊어내고 발본색원하는 전체론적 접근과 장기적 시간틀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수면 아래에 가려져 있던 빙산의 전체구조와 크기를 알 수 있습니다.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중앙과 위의 힘센 사람들이 특검 절차를 통해 정의의 이름 아래 엄중한 심판을 받고 있는 것을 지방이나 아래의 작은 조직에 속한 사람들이 보고 반성할 기회가 주어지고 있는 점입니다.
밀실에서의 결정과 국민혈세를 눈먼 돈인양 나눠먹기에 혈안이 된 이권 다툼, 오류투성이의 사람쓰기 방식을 치유할 수 있는 기회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99% 풀뿌리들의 결의와 공동전선 구축이 필요합니다. 물리적 힘은 가장 약하지만 사람의 도리를 다하며 정직하게 사는 것에 존재이유를 두는 풀뿌리 시민들의 결합과 연대에 의한 세상살이의 조율(調律)이 긴요한 요즘입니다.
광장에서 한바탕 씻김굿을 통해 그간의 비정상적 사회 오류를 다 씻어낸 뒤, 집단지성을 통해 모두에게 공평한 질서논리를 만들어내고, 그 질서 하에서 다 같이 노력해 이루어낸 사회의 몫을 정당하게 나누는 시스템을 빚어내야겠습니다.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다하는 것을 최선의 선발기준으로 삼아 사회의 일꾼들을 정당하게 뽑아내는 인사제도의 재정비도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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