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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뉴스에 절망한 사람들을 위한 굿 뉴스 본문

일상 속의 글/대안적 발전 책 소개

나쁜 뉴스에 절망한 사람들을 위한 굿 뉴스

숲길지기 2011. 3. 23. 02:59

 

   스즈키, 드레슬 씀, 조응주 옮김, [나쁜 뉴스에 절망한 사람들을 위한 굿 뉴스], 샨티 출판사, 2006.

 

 

   국제환경재단 설립자이자 생태적 삶의 디자이너인 데이비드 스즈키는 생태주의에 대한 열정과 정력이 넘치는 사람이다. 그는 홀리 드레슬과 더불어 생태적 삶을 다각도로 실천하는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많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담은 성공 실례들을 폭넓게 소개하는 엄청난 볼륨의 책 [나쁜 뉴스에 절망한 사람들을 위한 굿 뉴스]란 책을 발간했다.

   이 책은 먼저 굿 뉴스의 주인공들이 대규모 조직의 인위적, 일률적 룰을 추종하지 않고 자연 시스템의 존중, 천연자원의 절약, 지역경제의 지혜로운 관리, 생산물의 공평분배 등 자연 생태계를 닮은 삶을 살아간다는 공통점이 있음을 전제하며, 생태계를 지속가능하게 관리하기 위해 고안된 '전체론적' 경영법을 소개한다. 이는 모든 사물 사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 관계를 고려할 때 우리의 행동이 결국 우리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옴을 인식해, 인간이 생태계 전체를 고려하면서 늘 겸손, 유연한 자세를 유지해야 하며, 자기 방법의 영향을 늘 감시해 환경파괴의 조짐이 보이면 바로 멈추고 원점에서 다시 고려할 것을 강조한다. 그래야 지구에 남기는 흔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전체론적 경영법을 실천에 옮기는 실례는 국가, 기업, 개인 차원 등 어디에서나 가능하다. 즉 우리가 즐거운 불편을 감수하기만 하면, 우리 스스로가 굿 뉴스의 발상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선 그런 실례들을 다음과 같이 숱하게 보여준다.

   먼저 미국에서 가장 건강한 산업림을 소유한 벌목회사인 '콜린스 파인'은 나무의 자연재생 원칙에 입각해 삼림을 성숙시킨 뒤 벌목하므로 나무에서 나오는 순이익은 경쟁사에 비해 25%나 모자라지만, 지속 가능성과 재생 가능성이 보장된 임산물 생산방식을 고집해 산불 번짐 막기 등 지역에 사회경제적 혜택을 주고 직원들의 회사생활도 만족스런 편이다. 이 회사의 한 직원은 “매출이 작아도 새로운 생산방식으로 임업 전체에 변화를 준다는 점에서 매순간 배움의 즐거움이 있고, 외부기관의 인증절차는 까다롭지만 인증이 회사의 지속 가능형 시장성을 향상시키고 도전의식을 부여한다”며 회사의 임산물 생산방식을 긍정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의 환경국은 얼핏 보면 일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기 쉬운 여러 환경시민단체들과 환경친화적 건물을 같이 쓴다. 이 시정부의 실질적 도구는 환경책임보험법인데 자사의 제품이 소비자의 건강, 토양, 물, 대기에 피해를 주지 않음을 제조사가 증명하게 하는 이 제도의 시행 6년 이후, 이 법은 독일을 세계최고의 사업하기 좋고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었다. 이는 정부가 기업을 생태적으로 책임있는 방식으로 유도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며 그 결과도 좋다는 것을 보여준다.

   푸라이부르크 시는 도시를 세운 사람들이 처음부터 막개발을 금해서인지 난개발의 흔적이 전혀 없다. 라인강 운송로상 입지가 좋고 지역출신 기업가들의 투자약속도 있었지만, 시정부는 고향(Heim) 보존에 대한 강한 본능 아래 섣불리 개발하지 말아야 할 이유만을 정중히 언급하며 항만시설 개발을 금지하고 있다.

   책에 나오는 젊은 독일부부의 생태적 삶의 실천도 자연스럽다. 그들은 절수형 변기를 설치해 세금감면을 받고 눈에 잘 띄는 곳에 가스계량기를 설치해 난방을 절제하며 수시로 가스전기량을 체크한다. 절전조명과 고효율의 세탁기 사용도 자연스럽게 실천한다.

 

   상기한 다 차원에서의 전체론적 생태적 삶들에는 자연 흉내내기, 즉 생체모방의 지혜 따라하기가 깔려 있다. 즉 작고 다양한 규모와 복합적 방식으로 작동하는 자연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인간세상도 자율적, 순환적, 유연, 겸손, 장기적 안목, 실패하면 되돌아가 신중, 겸손하게 다른 방식을 고려하는 철학적 변화를 겪을 때, 생태적으로 책임있는 방식으로 생산된 상품, 농임산물, 수산물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신 이 책에선 더티 더즌이라 불리는 인공화학물질, 유전자변형작물 등 유해물질(bads)에 대해 중과세할 것을 촉구한다.

   책의 내용 중 백미는 버지니아 대 건축학과 교수인 빌 맥더나우의 새로운 발전관을 소개한 점이다. 그는 1차산업혁명의 핵심이 자원의 채취와 돈이었다면 2차산업혁명은 자원의 보존과 가치임을 강조하며, 새로운 산업혁명은 자연자본에 의한 생산적 방법의 축적으로 번영을 측정하고, 의미있는 고용의 기회로 생산성을 측정하며, 유해성없는 건축으로 발전을 측정하고, 자살방지 및 생물,문화적 다양성 여부로 행복을 측정하는데, 이런 2차 산업혁명은 인위적 기계화보다는 자연을 흉내내는 방법을 지향하며, 우리에게는 갑절의 보상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책에서 강조되는 전체론적 경영법은 우리가 기존의 한번 쓰고 버리는 손쉬운 생활방식에서 벗어나 다소 불편하지만 장기적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줄 즐거운 불편 방식으로 우리가 옮아가게 한다. 또 정부의 환경책임보험법을 통해, 우리는 기업이 마음만 먹으면 고연비 자동차, 환경친화적 건설사업, 유독물질 대체 재활용, 에너지 절약에 실질적으로 동참하게 할 수 있다.

   다행히 이런 생태적 전환을 위해, 쇼어뱅크 퍼시픽 등 GLS 은행의 도움장치도 현실화되고 있다. 이 은행은 환경지속 가능성 프로젝트, 지역사회 개발 프로젝트에서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방식을 도입한 업체들에게 적극적으로 재정지원해 주고 있다.

   결국 이 책은 지구가 내 집이고 우리가 지구의 선(先)주민임을 인식하면서,“성숙에 30% 더 걸리면 우리가 30% 더 기다리면 된다”는 가치관의 변화를 겪는 것만이, 상기한 모든 논의의 선행조건임을 명시하며 끝을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