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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 인간의 얼굴을 한 시장경제 본문
마일즈 리트비노프, 존 메릴레이 씀, 김병순 옮김, [공정무역: 인간의 얼굴을 한 시장경제], (모티브 북, 2007).
우리는 가끔 들르는 가게의 한 구석에서 공정무역 혹은 대안무역 인증이 붙은 커피나 차 제품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상품 진열대의 한 구석을 장식하는 이 제품 속에는, 핍진하고 각박한 자본 세계화 시대에서 흔치 않게 만나는 선-후진국 국민간의 인정 교류 의미가 듬뿍 담겨져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리트비노프와 메릴레이에 의하면, 공정무역(fair trade)은 무역 자유화의 과정에서 후진국 상품이기에 제품의 품질을 인정할 수 없다는 구실 아래 헐값으로 매겨져 그간 제값을 충분히 받지 못해온 개발도상국(이하 개도국)의 생산자 집단들에게 생산원가 차원의 최소가격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특히 이에는 개도국의 생산자가 지속가능한 생산과 안정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가격을 선진국의 소비자들이 지불해 그 돈의 일부를 사회적 초과이익으로 적립하게 한 뒤, 이를 개도국의 학교, 병원, 지역공동체센터의 건립, 상수도, 화장실, 전기시설의 구축에 활용하거나, 소득원(源)의 다변화를 위한 소규모 창업대출, 노동자 연기금의 마련, 조림(造林), 여성권리 확대 프로그램의 운용 등에 쓰이게 하는 것이다.
예컨대 커피 수입업자가 1파운드의 커피를 구매할 경우 지불하는 공정무역 가격이 1달러 26센트라면, 이 중 5%를 이런 용도로 적립, 활용되게 하자는 것이다.
공정무역은 무엇보다도 제3세계 농민과 노동자들의 생명을 구한다. 그간 혼자 일하는 외로움, 부단한 가격변동, 계속되는 근심걱정으로 인해 집단자살을 꾀하려 한 약소국의 농민, 노동자들에게 안정된 소득원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이 제도의 기본취지는 선진국의 소비자들이 비교적 제값을 지불해 주어 품질 좋은 제품만 사는 게 아니라 도움이 필요로 하는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에게 실질적 혜택을 주는 것에서 얻는 행복감이다.
공정무역은 개도국과 선진국 간의 협력관계를 맺는 고무적 사례로서, 생산자가 요청할 경우 거래대금의 일부를 선불해 줄 수 있고 지속가능한 생산과 시장 안정성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장기수급계획을 인정하는 계약도 체결할 수 있다. 또 개도국의 재난 시엔 선진국의 구호, 재건기금 모금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현재 공정무역운동은 전 세계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58개국에서 인증을 받은 580개 생산자 집단에 속한 1백만 명이 넘는 제3세계의 영세농민과 노동자가 이에 참가해 유럽, 북미, 호주, 일본의 수백만 소비자와 연대하고 있다. 인증제품의 전 세계 매출액은 2005년의 경우 7억5800만 파운드로서 전년 대비 37%의 성장세를 보인다.
공정무역 인증을 받으려면 제3세계의 농장 고용주는 노동자에게 정당한 임금 지급, 노조가입권의 보장, 주택 제공, 최소한의 건강,안정,환경기준의 준수, 15세 이하 아동고용 금지 및 강제노동 금지, 또 사회적 초과이익을 노동자 복지를 위한 사회경제환경사업의 투자액으로 내놓아야 한다.
특히 환경 친화적 방식에 의한 곡물재배를 약속해야 한다. 즉 농민이 이전부터 잘 알던 방식대로 농사를 짓게 해, 먹을거리의 세계화 시대에 우리 식탁의 안전도를 확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길이 되게 해야 한다.
선진국에서도 공정무역 마을로 지정되기 위해선, 지방의회에서 공정무역 지지결의안을 통과시켜야 하고 회의실, 사무실, 구내식당에서 인증커피와 차를 이용하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 또 제품을 그 지역의 상점, 카페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지역 내 회사, 사회단체 등도 이 제품을 적극 사용해야 한다.
많은 아동이 기아, 질병, 무지에 허덕이는 제3세계의 개발을 위한 전세계의 협력관계 발전이 절실한 지금, 공정무역은 빈국의 가난을 퇴치하고 전세계적으로 환경을 보전하는 좋은 해결책으로 등장하고 있다.
빈자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이런 무역방식을 통해, 우리가 그들을 위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멋진 기회를 활용하자고 주장하며 이 책은 끝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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