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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

숲길지기 2025. 6. 27. 11:24

지역소멸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도시재생종합정보체계의 [쇠퇴지역지도]를 보면, 2023년 현재 도시쇠퇴가 진행 중인 곳은 116, 도시쇠퇴 징후가 시작된 곳은 84곳으로대부분의 기초자치단체가 쇠퇴 지역에 속합니다.

 

저출산으로 지방인구가 줄어들고  먹고살기가 어려워 주민들이 대도시로 떠나가니, 현재 면() 단위 지역에선 빈집과 폐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면 단위의 빈집 비율은 6.48%로서 읍 지역보다 2배나 됩니다. 빈집이 늘어나니 학생 수도 줄어들어 폐교도 늘고 있습니다. 20243월 현재 전국에 걸쳐 폐교는 3,955곳이나 됩니다.

 

지방인구가 급속히 줄어들면 지역이 활력을 잃고 정주(定住)공간로서의 기능도 상실합니다. 이미 농촌은 저출산 초고령의 굴레에 갇혀 생활사막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방소멸 시대를 맞아 주민들이 계속 고향을 지키도록 생활정주여건을 적극 조성해 주거나, 도시 사람들이 농촌으로 들어와 살 수 있도록 적극 유인하는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문제는 단기적 시각에서 단순히 지역인구 늘리기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은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본의 추리소설가 요네자와 호노부(米澤穂信)의 소설 [I의 비극(문승준 역, 내 친구의 서재, 2024)]은 그런 문제점을 잘 보여줍니다.

 

소설제목에서의 I는 지방소멸을 눈앞에 둔 일본의 한 지방관청이 관내 빈집들을 수리한 뒤 저렴하게 임대해 인구유입을 도모함으로써 소멸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사업인  I턴 프로젝트에서 따온 것입니다.

 

참고로 지역으로의 인구유입정책인 UJI턴 중의 I턴은 수도권에서 비수도권 지역으로 향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나머지인 U턴은 고향으로 되돌아가는 사람, J턴은 자기 출신지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가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소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민들이 모두 빠져나가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게 된 유령마을인 미노이시에  외지인들이 들어와 살도록 빈집 임대사업이 도모되었고, 그 사업에 의거해 12가구의 외지인들이 마을로 이주해 옵니다.

 

하지만 마을에 새로 들어온 외지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옆집이 일으킨 소음이나 이웃간의 영역침범 등 갖가지 사소한 이유로 서로 불화와 갈등을 빚습니다. 그러다가 하나둘 그곳을 떠나가자 결국 빈집 임대사업은 실패로 귀결된다는 내용입니다.

 

지역회생 차원에서 빈집 임대사업을 하는 일본의 한 소도시를 소재로 한 이 소설을 읽으며, 처음엔 이런 것도 소설의 소재가 되나 하며 의아해했습니다.

 

그러나 과제 선진국 일본답게 역시 지방소멸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고 그것을 해소하려는 사람들의 열의가 이런 소설도 잉태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곧 갖게 됩니다.

 

이 소설에서도 보듯이 외지인들이 물설고 낯선 곳에서 단번에 뿌리내리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빈집임대 지원사업에 열심인 소설속 주인공 만간지 공무원을 제외하곤, 임대사업을 담당하던 소생(蘇生)과 소속의 다른 공무원(간잔 등)들은 모두, 전입을 온 몇몇 가구를 위한 예산집행보다는 더 많은 사람이 사는 큰 도시(난하카마 시)의 문제해결에 예산을 쓰고 싶어 하는 마음이 소설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단기적으로 인구를 늘리려는 소설 속의 무리한 빈집 임대사업은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초래하며 결국 실패로 귀결됩니다.

 

현재 우리 지자체들도 전입지원금 등 돈으로 인구 유입을 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 역시 단견적 시각에서의 지원금 정치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우려를 낳습니다.

 

그렇다면 날로 늘어나는 지방의 빈집들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까다롭고 골치 아픈 숙제가 목전으로 다가옵니다.

 

우선 지방의 빈집을 아예 철거하고 그 땅을 새로운 용도로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례로 독일 튜링겐(Thuingen) 주의 라이네펠데(Leinefelde) 시는 통독 직후 섬유산업의 몰락으로 실업률이 급증하자, 사람들이 서독지역으로 이주하면서 많은 아파트가 빈집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시는 신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기존 주택의 50% 철거를 단행합니다. 빈집 철거 후 생긴 공간은 다양한 연령층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운동장과 공원으로 조성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전국적인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5년엔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1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들여, 16개 시도에서 1,500호의 빈집 철거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빈집 철거가 능사는 아닙니다. 빈집은 빈집이 되기 전엔 우리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우리의 부모님이 오랫동안 살아오던 삶의 터전입니다.

 

취학이나 취업을 이유로  고향을 떠난 우리들의 어릴 적 추억이 서린 장소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한 집안의 삶의 내력이 고스란히 담긴 가족사의 현장이자 고향을 상징하는 대표적 실체입니다.

 

특정 지역의 빈집들은 그 지역의 향토사, 향토문화, 생활풍속, 민속자료들의 보관처이자 그런 점에서 그 지역의 조그마한 아카이브이기도 합니다.

 

늘어나는 빈집이 처치 곤란하다고 함부로 철거하고 일거에 부수어버리기보다는 재생, 재활용의 방도를 열심히 찾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시재생 차원에서 빈집이나 낡은 집을 재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한 사례가 있습니다. 강원도 정선 고한읍은 대표적 탄광마을이었는데 폐광이 망하자 사람들이 빠져나가면서 빈집이 늘고 지역소멸위기도 컸습니다.  그래도 남은 주민들은 지역을 직접 살리기 위한 노력에 나서, 낡은 집과 상가를 새로 단장하고 마당과 골목길을 정원과 꽃길로 꾸며 마을호텔이라는 새로운 컨셉의 도시재생을 시도했습니다.

 

찾아보면 빈집의 재활용 방법이 적지 않은데, 은퇴 후 도시탈출을 꿈꾸는 베이비부머들의 전원생활 연착륙의 한 방법으로 지방에 산재한 빈집들의 재활용 방도를 적극 찾아볼 필요도 있겠습니다.

 

베이비부머들 세계에선 은퇴 후 고향을 다시 찾거나 전원생활을 위해 귀촌하려는 공통의 꿈이 있습니다. 어릴 적 뛰어놀던 고향에 대한 정겨운 추억이 남아 있어 은퇴하면 그런 익숙한 곳으로 회귀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른바 귀소본능입니다.

 

베이비부머가 아니더라도 경쟁과 속도효율에 시달리며 지쳐버린 영혼을 달래기 위해 도시를 떠나려는 청,중년층도 적지 않습니다.

 

물론 현실은 냉혹해 베이비부머나 도시를 등지려는 청,중년층의 귀촌, 귀향 의도가 모두 다 현실화되진 못합니다. 대도시를 떠나 지역으로 가는 길목에서 그들의 발목을 잡는 현실적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도 곧 은퇴를 앞두고 있어 은퇴 후의 전원생활을 조금씩 꿈꾸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도시에서 태어나고 줄곧 자라서 고향이라 할만한 곳이 없으니 어느 지역에 집을 지을지 그저 막연하기만 합니다.

 

시골에서 전원주택 짓기에 대한 책을 읽어보면, 전원주택 건축사기 사례도 많고 실제 건축에 들어가는 경비도 예상보다 훨씬 늘어난다는 점 등 낯선 지역에 전원주택을 짓는 게 그리 만만치 않은 일임을 곧 알게 됩니다.

 

꿈은 좋고 한번 도전해보고 싶지만 땅 알아보러 다니고 낯선 곳에 집을 지으며 스트레스를 받을 공산이 큽니다. 그래서 전원으로 향한 발걸음을 주저하게 됩니다. 낭만만으론 도시 살림을 다 정리하고 낙향하긴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이 관내의 빈집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알려주거나 쓸만한 빈집을 잘 고쳐서 임대사업을 적극적으로 한다면, 혹은 시골집의 리모델링 비용을 합리적으로 지원해준다면, 저와 같은 고민을 하며 망설이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경쾌하게 해줄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다행히도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귀농,귀촌 인구유입을 위해 관내 빈집 정보를  알려주고 빈집을 임대하는 사업을 운영하기 시작합니다.

빈집을 개량할 때 일부 경비를 지원하는 사업도 있습니다. 현재 농어촌 주택개량지원사업은 낡고 불편한 주택을 신축, 증축, 개보수할 수 있도록 저금리 융자(최대 2억 원까지 가능, 2% 고정금리)를 지원해 줍니다.

 

빈집 리모델링 지원사업은 장기간 방치된 빈집을 매입 또는 수리할 경우 5백만원에서 1천만원까지 리모델링 비용을 보조해줍니다.

 

여기서 우리는 앞의 일본소설 [I의 비극]을 다시한번 음미해보아야 합니다. 흔히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합니다. 어설픈 사업설계와 실적 위주의 성급한 사업집행은 실패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우리의 경우도 일부 지자체들의 빈집 지원사업 홍보에 비하면, 사업내역의 디테일은 실제로 빈약하고 빈집을 얻기까지의 조건과 과정에도 제약이 꽤 많습니다.

 

지역에 따라 무상임대로 제공되는 빈집의 수가 제한적이어서, 원하는 지역이나 조건에 딱 맞는 집을 찾기가 실제론 어려울 수 있습니다. 빈집 무상임대 정책은 일정기간 해당지역에 거주하거나, 지역사회에 기여해야 하는 등의 까다로운 조건이 붙습니다. 이 조건을 충족 못할 경우 아예 지원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출처] 최근 시골빈집임대 무상임대 구하는 2가지 방법, 작성자 경제아버지).

 

지원사업내역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빈집 무상임대 지원대상도 일반적으론 귀농을 계획 중인 젊은 부부, 창업을 희망하는 귀촌인에 주로 국한되며, 신청자의 귀농,귀촌의지, 구체적 사업계획, 지역사회 기여 가능성을 기준으로 지원 심사가 엄격히 이루어집니다.

 

물론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지원사업이니, 국민의 혈세인 예산의 집행 결과가 지역인구 유입의 경제적 효과와 바로 직결되어야 하는 점은 어느정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지원대상이 제한적이고, 심사기준이 경제적 성과 측면에 치우쳐 제약이 많고 조건이 엄격한 점 등이 마음에 걸립니다. 빈집 리모델링 지원비용도 최근의 건설단가를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입니다.

 

상기한 지원조건에 의하면 베이비부머들의 귀소본능 충족과 지역인구 유입에 좋은 방편이 될 수 있는 빈집 임대나 빈집 리모델링은 그리 용이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원조건의 제약이 많고 재정적 도움도 그리 현실적이지 못해 접근도가 떨어질 우려가 큽니다.

 

결국 지자체들이 단기적으로 인구유입을 노리는 지원사업 홍보효과만 노려선 곤란합니다. 베이비부머나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시골 연착륙을 실질적으로 도와줄 만큼 좀더 유연한 현장 이해와 디테일한 정책접근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빈집 임대사업 정착을 위해 다시 소설 [I의 비극]으로 돌아가보지요. 소설은 빈집을 임대로 제공해 주되 일단 그곳에서 충분히 살아본 뒤 최종이주를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 불편한 점이 있어도 새로운 곳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한 이주민들의 적극적 마음자세도 아울러 중요함을 잘 보여줍니다.

 

그런 점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단번에 도시 삶을 정리하고 시골로 한번에 완전이주 하기 전에 일정지역에서 실제로 체류해보는 것의 중요성입니다자신이 살고 싶거나 개인적 연유로 거주하길 원하는 지역에서 일정기간 체류하며 지역생활의 맛과 현실을 미리 느껴보는 것입니다.

 

살아보고 싶은 곳에서 일정기간 지내며 미래의 귀농,귀촌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세워보고, 앞으로 직면할 숱한 난제를 감안하며 귀촌을 준비하려는 강한 의지를 다져보기 위해서이죠 (몇몇 지자체에선 이런 필요성을 인지하고 임시 체류공간을 제시하지만, 체류기간의 단기성, 체류공간의 독립성, 생활 편의성 미흡 등 썩 만족스런 수준은 아니어서 안타깝습니다).

 

저와 같이 지역에 아무 연고가 없는 사람은 터잡고 살고 싶은 지역을 선택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빈집지원사업을 시행하는 지자체들이 도시인이 그 지역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얻고 현 실정을 자세히 알 수 있도록 연락사무소 같은 것을 두어 희망자들과 자주 소통을 하거나 지자체 홈페이지에 지역관련 생활콘텐츠나 좀더 업그레이드된 체류공간을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아무리 지자체들이 빈집 임대지원사업을 잘하려고 노력해도 그 사업이 효과를 보려면 많은 지역민들의 참여와 협조도 전제되어야 합니다. 현재 지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 그곳으로 들어오려는 사람들 모두서로에 대한 이해와 협력이 요구됩니다.

 

소위 마을발전기금을 강요하거나 전입해온 주민들이 기존의 번다한 마을활동에 쉽게 동화되지 않는다고 왕따를 놓는 등 텃세가 있다면 이젠 대승적 차원에서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

 

"마을의 이권을 손에 쥐고 주민을 편가르는 이장(양미 저 [너무나 정치적인 시골살이]에서 인용) 전입해온 주민들의 일상을 불편하게 하고 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지역내 현실도 여전히 있습니다.

 

지방소멸 시대를 맞아 지역의 지속가능성과 지역활력을 위해서라도 지역으로 이주해온 사람들을 마을주민으로 받아들인 뒤 마을발전의 동반자로서 역량을 발휘하도록 곁을 내어주는 열린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럴 때 서로의 지혜와 경험을 나누는 마을공동체 역량이 큰 진전의 길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지방의 빈집을 활용해 시골에 정착하려는 베이비부머나 여타 이주민들도 전원생활의 단물만 빨아먹겠다고 헛된 기대만 해선 곤란합니다. 전원목가적 꿈을 꾸기 이전에 새로운 곳에서 정착하기 위한 나름의 참여비용을 응당 지불해야 합니다.

 

요즘  [얼떨결에 시골을 접수한 메르타 할머니(최민우 역, 열린 책들)]란 제목의 장편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스웨덴 작가인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의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스웨덴의 다섯 노인이 노인강도단을 결성해 은행을 털거나 금품을 훔친 뒤 그것을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스웨덴 판 의적 활약상을 그린 연작소설의 하나입니다.

 

연작 중 이번 소설의 경우는 다섯 노인이 도둑질을 크게 한 후 한적한 시골마을로 피신하는데, 그곳에서 빈집 하나를 구해 같이 살며 쇠락해 가는 마을의 현실을 뼈저리게 목도하고, 수배대상인데도 불구하고 마을발전을 위해 여러 가지 일을 도모한다는 얘기입니다.

 

소설을 보면, 주인공인 노인강도단 리더 메르타 할머니의 제안에 따라 다섯 노인이 마을발전을 위한 게릴라 활동가가 됩니다. 우선 마을에 저가 수입품이 과다 유입되어 마을경제를 위협하자  저가 수입품을 싣고 마을로 들어오는 트럭들을 막고자 가짜 경찰이 되어 교통단속을 합니다.

 

마을의 한 농부와 모의해 쇠락한 마을에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새 일자리를 만들고자 축제를 열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합니다. 교장과 협의해 폐교 직전의 학교를 개혁함으로써 자녀를 둔 젊은 부모들의 마을유입을 도모합니다.

 

소설 속의 노인들은 피신해온 시골에서 스웨덴의 대도시-지방 격차를 깨닫고, 도시 사람들이 마을로 이사올 만큼 썩 괜찮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마을발전 활동을 음으로 양으로 벌입니다.

 

나이가 많다고 뒷짐 진 채 전원생활의 향락에만 빠지는 것이 아니라 수배대상 신세임에도 불구하고 마을발전에 기꺼이 참여하려는 주인공들의 사명감 같은 것을 소설에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기행이나 건축탐구 집등의 TV 프로를 보면 베이비부머들이 시골에 집을 잘 짓고 그곳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물론 그런 삶의 취지와 그것을 결행한 그분들의 용기에 지지를 보냅니다.

 

, 베이비부머 등 이주민들이 시골에 집을 짓고 살든 아니면 아니면 운이 좋아 비교적 좋은 조건의 빈집을 임대해 살든, 전원생활의 낭만만 맛보려 한 채 마을 활동에서 겉돌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곳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려는 마을주민으로서의 참여비용 지불의사가 당연히 요구되기 때문이죠. 위의 소설 주인공 메르타 할머니 일당처럼 마을의 일원으로서 일정 역할을 할 때 마을주민으로서 멤버십을 당당히 얻을 수 있겠습니다.

 

은퇴 후 전원을 찾아온 사람들은 도시에 살며 현직에 있을 때 자기 직업과 관련해 경륜과 전문성을 쌓아온 사람들입니다. 그분들이 새로 들어온 마을에서 자신의 전문성과 경륜, 재능을 살려 마을발전에 기여할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것이 기존의 마을사람들을 감동시키며 그들 마음의 문을 활짝 열게 할 것입니다. 그러면 새로 터를 잡은 그곳이 어느순간 제2의 고향이나 여생의 안식처로 성큼 다가올 것입니다.

 

그러면 시골의 빈집들이 마냥 철거만 기다리는 한낱 버려진 객체가 아니라, 도시와 시골의 유대를 도모하는 한 방편이자 지역활력을 이끌어내는 살아있는 생물 같은 존재로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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