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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스토리 텔러 (포토 에세이 블로그)
초여름의 뭉게구름, 새털구름---Ascot 파크 본문
Eugene의 겨울은 우기이다. 부슬 비의 나라이다. 하늘엔 비와 친한 먹구름이 주둔한다.
반면 초여름부터 가을까진 태양의 천국이다. 해와 아주 친한 뭉게구름, 새털구름이 하늘을 점령한다. 먹구름은 쉽게 퇴출당한다.
미국의 전설적 록 밴드 CCR의 CD 음반 앞면엔 Have you ever seen the rain?이란 노래가 있다. 또 뒷면엔 Who'll stop the rain?이라는 역시 비를 소재로 한 노래가 수록되어 있다.
두 노래 다 미국의 월남전 참전을 반대하는 반전 가요이고, 여기서의 비는 폭탄 비를 말한다.
유진에서 1년 가까이 지내다 보니, CCR 밴드의 비 노래가 내겐 또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난생처음 겨울 우기를 보내면서 “제발 누군가가 비 좀 멈추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곤 했다(물론 비보다는 맑은 날씨를 너무 좋아하는 나 개인의 느낌일 뿐, 비를 좋아하는 분들에겐 비의 천국은 또하나의 축복이다).
이제 초여름을 맞아 해맑은 하늘을 늘 보면서, 누군가를 붙잡고 “요새 비를 본적이 있나요?” 라고 묻고 싶진 않다.
우기 끝의 햇빛을 마냥 즐기고 싶을 뿐이다. 그러다가 대기가 덥혀져 후끈 달아오르면 시원한 한줄기 빗물이 그리워지는 날이 오겠지. 그때가 되면, 사람들은 Have you ever seen the rain?이란 질문을 서로 하며 돌아다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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