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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의 글/두 글자의 사유

숙제

숲길지기 2014. 2. 17. 17:37

어쩌다 술 한잔 하는 날엔 적절한 취기 속에 평소의 굳은 머리와 닫힌 마음으론 언감생신 꿈도 꿀 수 없었던 아이디어들이 불쑥 찾아오기도 한다.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다.

며칠 공부를 파고 드니, 논문주제 1개를 거머쥘 수 있었다.

신이 나 저녁에 반주(飯酒)를 했다.

포만감에 부풀은 배도 가라앉히고 마음도 추스릴 겸 2 시간 가량 밤 산책을 했다.

오래 걸으니 머리와 마음의 근육이 풀리면서 이 생각 저 생각 자유롭게 하게 되었고

그 결과 잡글이지만 글감 2-3 개도 챙겼다.

술은 부질없는 삶를 보상하듯 가끔은 이처럼 싱싱한 아이디어를 선사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서운한 듯 새로운 숙제거리도 넌지시 제시한다.

떠오른 잠깐의 아이디어가 한동안의 숙제로 변신하는 것이다.

공짜 밥도 없지만 공짜 술도 없는가보다.

새로운 숙제가 머리 속으로 찾아들어 왔으니,

그것을 풀기 위해 또 머리를 싸매야겠다.

숙제를 온 마음으로 풀다보면 고마운 술 한잔 또 기다리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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