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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의 글/두 글자의 사유

종강

숲길지기 2013. 12. 11. 12:43

이번 학기도 벌써 끝자락에 와 있다.

처음엔 의욕적으로 한 학기 강의를 시작했는데,

학기를 마감할 시점이 되니, 이런저런 이유로 꽤나 지쳐 있는 것 같다.

하기야 중간고사 기간엔 공무원 시험 출제 합숙도 들어갔고

더러 외부 심사도 다니다 보니 조금은 지칠 만도 하다.

그렇다 해도 한 학기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지금의 내 착잡한 심사를 무작정 합리화할 수는 없다.

반성할 점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느끼는 점이지만 한 학기 종강을 앞두고 몇 주의 강의시간은

이상하게 쫓기는 마음에서 흘러간다. 종강시간이 다가오길 은근히 기다린다.

이유가 무엇일까?

육체적 피로? 정신적 허기? 아니면 풍성한 방학기간을 어서 마음껏 요리하고픈 바쁜 마음?

요즘 강의하다 보면 가끔은 내가 한 말에 내가 식상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목소리 힘도 좀 빠진다.

혹시 내가 강의내용을 잘 안다고 독단하고 내 생각을 강변하는 것은 아닐까?

지난 몇 년간 진행해온 강의진행방식에 너무 안주하는 것은 아닐까?  ---------------!!

결국 내 자신이 강의의 쇄신을 기하지 못하고 지친 마음에서 종강시점이 다가오길 서둘러 기다리는 것은 아닐까?

다음 학기부턴 강의내용도 보강하고 강의주제를 보는 관점도 새롭게 해야겠다.

내 관점만 전하지 말고 학생들의 시선으로 봐야 할 것 같다.

그들의 시선을 좀더 멀리 향하게 해주되 일단은 그들의 눈높이에서 정확하게 시작하자.

강의진행방식도 새롭게 다듬자. 팀 프로젝트, 역할극 내용 UCC로 제작하기, 블로그 사진을 이용한 수업방식,

사례분석, 문학작품이나 영화속에서 강의내용 파악하기 등 지금까지 새로운 티칭 메소드를 열심히 찾아오지 않았던가?

[흑산]의 작가 김훈의 집필실 흑판에 써있다는 “必日新”. 

작고한 변화관리 사상가 구본형의 초기 책 제목 [익숙한 것과의 결별]처럼,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 나를 바꾸는 담금질이 절실해짐을 성찰해 보는 한 학기 끝자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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