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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의 정석 (조령 제3관문)

숲길지기 2025. 8. 7. 10:49

 

 

 

파리의 개선문이나 북경의 천안문처럼 웅대하진 않습니다.

드나드는 행인들을 압도하거나 주눅들게 하지도 않습니다.

 

옛날 옛적 영남 유생들이 과거 보러 넘던 고갯길입니다.

사람 몇이 교차 통행할 수 있는 휴먼 스케일의 문입니다

 

도심의 고층빌딩 문은 통과하기 쉽지 않습니다.

보안 문제로 출입에 제한이 많습니다.

 

이 문은 자연과 역사가 좋아

발품을 아끼지 않는 사람에겐

언제나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습니다.

 

창과 칼을 앞세워 남에게서 빼앗으려 달려드는 외적에겐

아주 작고 그래서 만만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탐욕에 눈멀어 물건 가득 나르기에 바쁜 장사치에겐

너무 좁고 그래서 하찮은 그저 옛날 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에게 필요한 만큼만 등짐을 지고

자연과 역사를 사랑하는 소박한 마음으로 찾아온 사람에겐

누구에게나 개방된 오픈 마인드의 문입니다.

 

그곳에 이르는 땀 방물만이 유일한 통행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