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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스토리 텔러 (포토 에세이 블로그)
남원 김병종 미술관에서 전시된 그림들을 다 보니 3박4일 일정의 남도 봄꽃 여정도 끝자락이젠 집으로 돌아갈 시간. 이 계단을 다 내려가 차에 몸을 실으면 이번 여행도 정녕 끝인가요? 귀경길 장거리 운전의 부담감이 잠시 밀려옵니다. 그래도 계단 하나하나 내려가며 봄꽃 맞으러 떠나온 이번 남도여행의 짧지 않은 여정을 찬찬히 되뇌어봅니다 32년간 근무한 직장에서의 정년퇴직을 기념하기 위해 떠난 봄꽃 맞이 남도여행은 내내 평온하고 여유로운 시간들이었기에 힘든 여독보다는 긴 여운으로 마음속에 오래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정년퇴직을 하니 좋은 점 중 하나는 학기 중엔 강의 때문에 발이 묶여 가기 어려웠던 곳을 주중에도 자유롭게 찾아갈 수 있게 된 점입니다. 그래서 줄곧 마음속에 품고 있던 주중 봄꽃놀이를 3월 중순에 떠났습니다. 3월 중순이면 겨우내 추위가 한풀 꺾이니 남도의 꽃들이 한껏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고 길을 떠났습니다. 뉴스를 보니 올해 광양 매화축제나 구례 산수유축제는 3월 13일부터 시작된다는 반가운 소식도 남도행 발걸음에 힘을 실어 줍니다. 이번 남도여행은 한마디로 말하면 봄꽃맞이 여행인 셈입니다. 여수 동백, 광양 매화, 구례 산수유 삼총사를 바로 눈앞에서 지켜볼 마음에 새벽부터 차를 몰아 남도로 달려갔습니다. 아쉽게도 첫 방문지인 여수의 동백은 거의 끝물이었습니다. 그래도 게으름..
그림과 글 모두에서 일가를 이룬지역출신 화가의 작품세계를 한껏 돋보이도록 무던히도 애쓴지자체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멋진 지역미술관을자랑스럽게 공유할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 접근도는 좀 떨어지지만큰마음으로 찾아가 문을 두드리면 오랜 시간 요리조리 뜯어보며 감상할 수 있는많은 그림이 잘 전시된 곳 작가의 작품세계를 쉽게 집약, 소개하는고급 미디어 아트도 맘껏 맛볼 수 있는 곳 특색있는 건물과 차분한 관내 조경으로 문화예술공간으로서의 저력을 느끼게 하는 곳 실내외에 쉼터도 많아, 아픈 다리 쉬면서 방금 본 작품의 의미를 되새기기에 안성맞춤인 곳 고장 출신 화가의 땀과 눈물, 이를 살려내려 애쓴 지자체의 세련된 합작물인 이런 지역문화공간이 곳곳에 더 많았으면 하는 희망을 안고 길을 떠납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 광양 매화축제는 매실농원 한곳에 집중되니그야말로 규모의 경제, 집적의 경제를 자랑합니다. 꽃들이 한 곳을 거점으로 대거 피어오르니대성황리에 축제가 지속됩니다.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농원엔 꽃 반, 사람 반입니다. 구례 산수유축제는 산동마을 이곳저곳에서 진행 중입니다.산수유나무 군락지가 마을 곳곳에 흩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란 말이 있는데,이곳에선 흩어진다고 죽는 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산수유축제를 찾아온 사람들은마을 둘레길을 따라 마을 이곳저곳을 빙돌며 마을의 고즈넉한 느낌도 맛보고,동네의 이모저모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쇠락해가는 마을의 속사정도 조금 엿볼 수 있습니다. 빗길이긴 하지만 찬찬히 돌아다니며마을 곳곳..
화엄매 보려는 일념으로 달렸습니다. 일정 탓에 초저녁이 돼서야 찾아간 절집 땅거미 슬슬 내려앉자 몇 안 남은 홍매화 색깔은 어둠속에 반감되고 절집은 무거운 침묵 속에 잠깁니다. 절집을 에워싼 산자락 저편에조용히 내려앉는 노을만이 분주했던 오늘의 끝을 다독이며초저녁 절집의 정적을 느끼게 합니다. 그 정적 속에서 비로소 오늘의 긴 여정도 마무리됩니다.
공장에서 찍어낸 벽돌로 지은 집과는 사뭇 다른 절집 돌담입니다. 자연미를 살려내려 무던히 애쓴 조적공들의 수고로움이 물씬 느껴집니다. 돌 모양을 그대로 살리려고정성을 다해 다듬은 고행의 흔적이 비로소 절집다운 돌담을 완성합니다. 돌담 쌓기 자체가 수행인 것입니다 비록 무명이지만불심 깊은 그들의 수행 덕에 자연미 넘치는 사찰건축이 태어납니다.
삿된 것은 보지 말고 듣지도 말지며 좋은 말 아니면 아예 입에도 담지 않으면 저렇게 항상 웃고 살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시는 부처님 4분 요즘 웃을 일이 거의 없는데이렇게 따라 하면 자주 웃을 일이 생기겠네요. 당분간 매일매일 따라해 보렵니다. ‘얼굴엔 미소, 마음엔 평화’를 위해서 말이죠.
산꼭대기 가파른 지형을 살려절집을 앉히니 오르는 길은 다소 험해도도시에선 맛보기 어려운 새의 눈을 잠시나마 갖게 됩니다. 새의 눈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니 저 아래 섬진강은 오후 햇살에 반짝이며크게 돌아 나가고 저 아래 구례 읍내가한눈에 들어옵니다. 높은 곳에 올라새의 눈으로 내려다 보니 인간세상의 많은 것들이 작고 하찮은미물로 여겨집니다. -------------------------------!! 산에서 세상이치 하나겨우 깨우치고 조용히 내려갑니다.
천지를 뒤덮은 매화만큼 구경 온 사람도 많습니다. 꽃 보러 멀리서 찾아온 사람들로 매실농원은 이미 초만원. 인산인해가 이런 것인가요. 인파에 치여 이리저리 밀려가니꽃구경도 설렁설렁. 그래도 화사한 봄꽃에 파묻혀 매화 덕분에 미소 한 자락 지어본 어느 봄날이었습니다
인터넷에 실린 소개글을 보고 우연히 찾은 한 포구 특이한 것 별로 없는 작은 어촌,인적 드문 부둣가 등대를 향한 방파제만눈에 띄는 곳 허나 방파제 위의등대를 향한 길은 이것저것 흥미로운 장식품을 설치해 놓아 사람들 눈길을 끄는 묘한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등대를 향해 기어이 몇 걸음 더 움직이게 만듭니다 바다라는 원시 자연과사람들의 예술 감각이 얽히고설키며 나그네의 옷소매를 한참 끌어당깁니다. 예상치 않게 흥미로운 곳에서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