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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에세이

무더위 달래기

숲길지기 2025. 7. 31. 11:16

온도와 습도가 서로 경쟁하듯 함께 치솟는 무더운 여름입니다.

 

이젠 초열대야란 말도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7월 내내 무더위에 시달렸는데 다가오는 8월은 얼마나 더 덥고 습할지 지레 걱정부터 되는 요즘입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온도상승과 한반도 상공을 뒤덮은 고기압 2중 이불로 인해, 올여름은 폭염경보 일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보됩니다.

 

더우면 하루하루 살아내기가 참 쉽지 않지요. 뭘 도모하기 겁날 정도로 일상 용무와 그것을 위한 외출에 자주 브레이크가 걸립니다.

 

하지만 더위를 피할 방도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너무 더울 땐 생업에 큰 지장 없는 한 한낮의 외출을 삼가고, 대지의 열기가 조금은 식는 아침저녁에 밖의 볼일을 보면 됩니다.

 

물론 한낮에도 야외에서 일하는 분들에겐 2시간 노동에 20분 휴식이 꼭 지켜져야겠지요.

 

너무 더운 오후엔 온열 질환자의 발생을 막기 위해, 야외 일을 몇시간 중단하는 조치도 필요합니다.

 

실내에 있어도 덥긴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야외에서 일하는 분들에 비하면 참을 만합니다.

 

정 더우면 시원한 물 한잔 마시고, 더 더우면 냉수욕을 한차례 하면 되지요.

 

하절기 전기요금 폭탄이 매서우니 에어컨 사용은 가급적 자제하고 선풍기 한 놈 옆에 끼고 몇시간 지내면 되지요.

 

큰 부채를 이용해 천천히 부채질하면, 의외로 시원한 바람을 자가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고 물 한 병 손에 들고 목에 수건 두르고 산을 오르면 제일 좋습니다.

 

산을 오르며 땀을 흠뻑 내면 몸의 열기가 식으면서 체온이 내려가고, 배가 꺼지고 마음 찌꺼기도 씻겨나가 그만큼 심신이 가벼워지니 기분학적으로 더위가 덜 느껴집니다.

 

사실 추우면 난방이나 옷을 많이 껴입는 것말고는 다른 방책이 없지만, 더위는 이겨낼 수 있는 방도가 적지 않죠. 위에 적은 것들은 그 기본 방법이죠.

 

요즘 동네 도서관은 cooling center라는 표찰을 스스로 붙이고 동네 사람들을 반깁니다.

 

그곳에서 평소 읽고 싶던 책이나 잡지를 보며 시간을 보내면 시간만 킬링(killing time)하는 것이 아니라, 여름이라는 무더위 난봉꾼도 킬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열대야, 초열대야에 대비해 밤낮으로 동네 쿨링 센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공공편의시설이 집 주변에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생()의 과제를 하나쯤 갖고 사는 것이, 더위라는 훼방꾼에게 정신을 빼앗기고 끝내 항복하고 마는 불상사를 막는 최적의 지름길입니다.

 

뭔가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몰두하면 더위에 쉽게 포로가 되는 일은 안 생깁니다. 더위 따위는 안중에도 없게 됩니다

 

결국 더위든, 인생의 과제든 피하지 말고 몸으로 직접 부딪혀 보면 좋겠습니다.

 

뭔가에 깊이 몰두하며 그렇게 더위라는 파고를 몇 차례 넘어가다 보면, 어느덧 코끝에 선선한 바람이 불며 가을 문턱에 다다르게 됩니다.

 

여름 내내 비지땀 흘리며 뭔가에 몰입하던 시간(과정)들이 우리가 원하는 빛깔과 크기의 맛깔스런 과실(결과)로 변해 우리 손아귀에 한 웅큼 쥐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