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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에세이

공유는 녹색 사람 댐을 만들어 생태사회로 가는 지름길

숲길지기 2026. 2. 12. 17:37

안빈낙도(安貧樂道) ! ??

 

'제 분수를 알고 자족(自足)하자'는 점에서 세상살이의 모범답안 같은 말이지만, 현실적으론 피부에 쉽게 와닿지 않는 말입니다.

 

낙도(樂道)는 바라지도 않지만 안빈(安貧)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이긴 어려운, 가진 게 없으면 살아가기가 참 녹녹치 않은 현실 때문입니다.

 

진종일 일하느라 파김치가 된 몸을 누일 최소한의 잠자리가 필요하고, 일하려면 끼니도 거르지 않아야 합니다. 최소한의 주거비, 식비는 물론 이미 우리 신체의 일부가 된 휴대폰 사용요금 등 갖가지 생필품을 구입하는 데도 돈은 어느정도 필요합니다.

 

돈 쓸 덴 이처럼 많은데, 항상 부족하고 쪼들리는 것이 우리네 주머니 사정이지요.

 

손꼽아 기다리던 월급날이 와도 마치 그날만 기다렸다는 듯이 카드비나 각종 공과금이 순식간에 빠져나가면 주머니는 다시 싸늘해집니다그래서 늘 마음은 허전하고 일상이 불편한 게 우리네 삶입니다.

 

월급봉투의 두께는 뻔하지요. 물가가 오른 만큼 그에 연동되어 내 월급봉투도 두꺼워지면 좋으련만, 그런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음을 우린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얄팍한 월급봉투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생필품을 내 호주머니 돈으로 다 마련하기엔 현실이 너무나 버겁습니다.

 

그렇다면 이 풍진 세상살이에 숨통 하나 없을까요? 각박한 현실을 뚫고 나갈 돌파구는 전혀 없을까요?

 

그저 각자도생의 길을 가야만 할까요? 각자도생이 각자도사()로 귀결되는 빈곤의 악순환 구조를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 받아들이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요? ---------------------!!

 

다행히도 저 멀리서 한 줄기 빛이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공유(共有; sharing)라는 한 줄기 빛말입니다.

 

생활에 필요한 모든 걸 다 내 손으로 힘겹게 장만한 뒤 대출금에 짓눌려 속을 끙끙 앓기보다는, 같은 생활수요를 가진 사람들끼리 뜻을 모으고 힘을 합쳐 살림살이의 부담을 서로 나누어 지는 공유의 삶을 겨냥해 볼 수 있습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처럼, 홀로서기보다 함께서기의 지혜를 발휘해 보는 것입니다.

 

사회사상가이자 미래학자인 제러미 리프킨(J. Rifkin)[한계비용 제로사회]라는 책에서 21세기 협력적 공유사회(collaborative commons society)의 도래를 전망하며 공유(共有)  개념의 참뜻을 전해줍니다.

 

그는 우리가 공유 서비스 시스템(카쉐어링, 쉐어 하우스 등)을 만들어내고 물물교환 및 재능나눔에 선뜻 동참하려는 상호만남과 접근의지를 갖고 있다면, 물질적 소유의 많고 적음이 야기하는 숱한 차별과 불평등을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고 역설합니다. 나아가 돈만 숭앙하는 배금(拜金)주의 자본주의 세상을 변혁시키는 것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자신이 가진 시간이나 재능을 적극적으로 나누고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은 물건들을 상호교환하는 것은우리가 각자의 호주머니 사정이나 통장잔고에 덜 구애(拘礙)를 받고,  ‘흡혈귀 자본주의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와 좀더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제공해줍니다.

 

예컨대 피크 오일, 피크 카(peak car) 시대를 맞아 카 쉐어링을 제도화하면, 지상의 자동차 중 80%는 없어져도 무방하다고 합니다.

 

하기야 우리가 소유한 자가용들은 차의 일생 중 92%의 시간을 주차장에 그냥 세워진 채로 보냅다고 합니다. 그래서 쏘카 등 카 쉐어링(차량공유 서비스)은 물론, 공영버스 무료운행 등 대중교통수단의 공유화가 필요합니다.

 

전통적 생산요소에 불과한 토지가 아직도 무소불위의 맹위를 떨치는 우리 사회에서 내 집 마련은 거의 미션 임파서블입니다. 직장인이 14년 동안 월급 한푼 쓰지 않고 몽땅 저금한다 해도 서울에선 평균수준의 아파트 겨우 살까말까 할 정도로 우리는 지금 고지가(地價)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주택협동조합으로 집 마련에 드는 비용을 서로 분담하거나, 쉐어 하우스, 코 하우징으로 주거공간을 함께 나누고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쓰던 물건들을 지역 내에서 서로 사고파는 인터넷 마켓(: 당근마켓)을 만들고 활성화하는 것도 그 한 방법입니다. 물론 그에 따른 사기, 폭력 등 일부의 부작용은 늘 경계하면서 말이지요.

 

최근엔 동네 슈퍼마켓에서 사전예약제를 통해 물건을 공동구매(공구)하는 것이 유행인데, 이런 공구도 공유  시스템을 유통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응용해 본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카 쉐어링, 애어비 엔비, 쉐어 하우스, 당근마켓 등 공유서비스 시스템은  '디지컬 공유경제'라는 이름으로 이미 상당히 가시화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공유경제의 규모가 점차 커지며 수익모델 위주의 렌트(rent) 경제로 바뀌면서 파생되는 많은 문제점을 고려한다면, 공유경제를 뛰어넘어 또다른 대안적 공유 형태를 모색해 보는 길을 넓혀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쯤에서 앞에서 언급한 리프킨의 협력적 공유사회 개념을 다시 상기해보면 좋겠습니다.

 

배타적 소유보다는 사람들의 상호만남과 접근 의지를 기반으로 한 공유 형태를 더 실천해 보자는 것입니다. 예컨대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물건교환이나 재능나눔 목적의 지역모임을 만든 뒤 동아리 형태로 물물교환이나 재능나눔을 계속 도모해보는 것이 그것입니다.

 

그러려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해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자기가 가진 물건 중에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은 것들을 적극적으로 교환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이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모두 자신만의 특장과 남다른 재능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특기나 재능을 그것을 필요로 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햇살 같은 도움의 손길로 서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협력적 공유사회의 확산방법으로는 재능나눔, 물물교환 외에 바꿔쓰고 돌려주기도 있는데, 바꿔 쓰고 돌려주기의 일환으로 다음과 같은 공유도 유용합니다.

 

예컨대 어린이들이 일시적으로 갖고 노는 장난감이나, 덩치가 커지면 더 이상 입을 수 없는 아동의류 등 생애주기별로 수요가 다른 물건들은장난감 도서관이나 아름다운 가게 등을 통해 서로 물려주고 아나바다(아껴쓰고 바꿔쓰고 나눠쓰고 다시쓰는) 식으로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물건 및 재능의 공유와 나눔이 가능하려면, 각자도생보다는 함께서기, 즉 상호만남과 호혜적 접근을 통해 문제해결을 같이 도모하겠다는 공유 마인드를 닦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생각과 마음을 모아 상호접근과 호혜적 만남의 장을 제도화시킨 협력적 공유사회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전략적 지혜도 필요합니다.

 

이렇게 다 같이 지혜를 모으고 마음을 모아 돈의 교환가치보다는 물건의 사용가치를 더 높이거나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해 서로 나누는 따뜻한 정이 흐르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지역내 휴먼네트워크 안에서 서로 물건을 교환하고 재능을 나누다보면, 돈을 매개로 운영되는 자본주의 시장을 덜 기웃거려도 되니 넉넉지 못한 호주머니 사정에도 좀더 여유가 생길 수 있습니다. 돈 쓸 곳이 많아 늘 따르던 자잘한 걱정과 근심거리도 훌쩍 줄어듭니다.

 

물물교환과 재능나눔 등 협력적 공유사회는 과도한 상품 생산과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 생태적으로도 건전한 길 위에 우리를 서게 합니다.

 

쓰던 물건이 재활용되고 재능을 맞교환하므로 생산, 유통 면에서 불필요한 자원 낭비, 시간낭비,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어 지역생태계에도 부담을 덜 줄 수 있습니다. 상품 생산과 유통, 소비를 위해 화석연료 차로 이동하는 데 따른 생태 발자국도 덜 남깁니다. 

 

결국 공유는 생활경제나 생태계 보전 등 모든 면에서 이득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자주 만나 교류를 하고 관계를 맺으니 지역사회 내에 친분과 공동체 의식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서로 얼굴 보고 머리를 맞대며 공유 동아리를 맞춤형 식으로 만들어 운영하면, 원자화된 사회에서 흔히 느끼기 쉬운 소외감과 고독감도 줄일 수 있습니다.

 

공유는 특히 비혼(非婚) 시대의 고잉 솔로들이 주말에 확대가족(extended family)을 만드는 데도 유리합니다혼자 살더라도 주말 오후 다같이 한자리에 모여 밥을 나누고 안부를 전하며 물물교환이나 재능나눔을 하다 보면, 주말마다 가족 같은 보금자리에 깃드는 간접효과도 도모할 수 있습니다

 

협력적 공유사회는 지역소멸 방지에도 유용합니다. 코 하우징, 카 쉐어링, 동네 햇빛에너지를 통해 필수 생활재인 집, , 의류, 에너지를 공유하며 지역주민들 간의 연대, 협력의 길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지식과 정보의 공유를 통한 지역 내 일자리 생성과 생활지혜의 나눔도 가능합니다.

 

특히 귀농,귀촌한 청년들이 지역 내에서 물물교환과 재능나눔을 활성화하다보면, 날로 사막화되는 지방의 생활사막, 문화사막 현상도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귀농,귀촌한 청년들이 스스로 좋아하기에 찾아온 지역의 자연환경을 자신의 생태적 적소(ecological nich))로 강하게 느낄수록, 자신들의 서식지를  지키기 위한 생태정보 교환과 지역의 자연을 살리기 위한 생태친화적 행동이 공유 모임을 기반으로 더 활발해질 수도 있습니다.

 

공유사회는 이처럼 다목적입니다. 따듯한 마음과 넉넉한 손길로 연결된 든든한 사람 댐입니다. 알뜰한 살림살이와 생태계 건전성 확보에도 도움이 되는 녹색(green) 사람 댐입니다

 

배타적 소유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공유로 가는 길 위에서 우리가 자주 만나고 서로 힘을 모아일상의 생활문제를 같이 해결하고 기후위기를 줄여나가는 그런 성숙한 생태사회로 가는 길 위에 우리 모두 함께 서면 정말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