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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스토리 텔러 (포토 에세이 블로그)
인터넷에 실린 소개글을 보고 우연히 찾은 한 포구 특이한 것 별로 없는 작은 어촌,인적 드문 부둣가 등대를 향한 방파제만눈에 띄는 곳 허나 방파제 위의등대를 향한 길은 이것저것 흥미로운 장식품을 설치해 놓아 사람들 눈길을 끄는 묘한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등대를 향해 기어이 몇 걸음 더 움직이게 만듭니다 바다라는 원시 자연과사람들의 예술 감각이 얽히고설키며 나그네의 옷소매를 한참 끌어당깁니다. 예상치 않게 흥미로운 곳에서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해안 절벽 높이 자리한 절집인지라 오르는 길은 급경사에험한 돌계단의 연속입니다. 그래도 자연지형을 살려 사찰 오르는 길을 낸 점은 절집 가는 재미를 배가합니다. 돌틈으로 난 길을 따라 찬찬히 발걸음 내딛다 보니 인내심, 겸허함, 신중함을 자연스레 배우고 깨우치게 됩니다. 저절로 수행이 됩니다. 절집 오르는 길 자체가 큰 도량입니다. 돌틈으로 계속 오르다 보면 사찰 내의 좁은 땅도 넓직하게 느껴지고 길 주변의 모든 생명이 다 소중히 다가옵니다.
특색없이 대충 그려진 도시의 벽화들에 비해, 이곳의 벽화는 해안도시로서의 장소성을 잘 살려내 지켜보는 외지인의 마음을 즐겁게 합니다 이 골목 지나면 다음 골목에선 어떤 벽화가 등장해 나그네의 눈을 호강시켜줄지 은근히 기대하며 이 골목 저 골목을 열심히 누벼봅니다 물론 주민들께 폐가 안되게 살금살금 조심조심 걸으며 말이지요
이렇게 열린 마음으로 외지인을 환대하는 동네는 정말 오랜만에 맛봅니다. 멀리서 찾아왔으니 편히 쉬다 가라고 선뜻 의자를 넉넉히 내놓는 동네. 이왕이면 경치 좋은 곳에 앉아 푹 쉬면서동네구경 실컷 하다 가라고 마음 넓은 사람들이 제공한 예쁜 쉼터 덕분에 나그네는 아픈 다리 쉬며 도시에서 내내 얼어붙었던 마음 다 녹이며 유년 시절의 골목길 추억도 한껏 되뇌며잘 쉬다 갑니다
돌담은 세월의 무게가 오롯이 담긴 한권의 역사책입니다. 과거의 결에 오늘의 결을 차곡차곡 얹어낸 시간의 아카이브입니다. 긴 세월을 꿰고 다듬으며 돌담을 쌓아올린 조적공(組積工)이야말로 진정한 역사가입니다. 세월의 연결점을 잘 알기에 무너지지 않게 차곡차곡 빈틈없이 세월을 쌓아간 그의 내공이 돌담에 진하게 담겨 있습니다.
멋진 바다와 산 앞에 큰 파레트 하나 놓여 있습니다. 파레트엔 이미 여러 물감이 한껏 풀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마음의 붓만 들면 멋진 해안경관을 담아낸 수채화 한 점 뚝딱 그려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입니다. 저 바다와 산, 섬, 사람의 집을 천천히 스케치한 뒤찬찬히 채색에 들어가볼까요? 오늘따라 바다 도화지는 넓기만 합니다.어서 그리라고 마구 유혹합니다.